7년 경력 소유자 탈락시키고
비위혐의ㆍ무자격자 선발 의혹
전국체전 총감독 경력 인정?
市 “법률상 문제없다” 해명
전북 정읍시 씨름선수단 감독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은 정읍시가 지도경력이 없는 무자격자를 채용했는지와 이 과정에서 공무원 윗선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30일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읍시는 2015년 5월 전북지역 유일의 씨름 실업팀을 창단하고 이듬해 1월 A(50)씨를 감독으로 채용했다. A씨는 신흥고 감독 20개월과 전북씨름협회 총감독 경력 1년 4개월을 보태 총 36개월 경력으로 응모해 자격 심사를 통과했다. 당시 경쟁자로 응모했던 B씨는 실업팀 씨름 감독 7년 경력을 소유했지만 탈락했다.
문제는 A씨가 전북씨름협회 소속으로 출전한 전국체전의 총감독 경력이 지도자 경력에 포함하는지 여부다. 체육계에선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협회 임원으로서 전국체전에 출전하면 당연직 총감독이 되지만 지도자 경력은 안 된다는 견해다. 지도자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업팀이나 고등학교, 대학교 씨름 감독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의 지도자 경력 기준에 따르면 국내 체육관련 단체는 초ㆍ중ㆍ고ㆍ대학 실업팀에 이르기까지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 경기단체에 등록절차를 마쳐야만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읍시 조례도 ‘지도자는 체육분야 정교사 자격증 또는 씨름단 관련 경기지도자 2급 이상의 자격을 소지하고 고등학교, 대학교, 실업팀에서 3년 이상 씨름 지도자 경력이 있는 자’로 명시돼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A씨의 전국체전 총감독 경력은 지도자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채용과정도 석연치 않다. 정읍시는 감독 채용 당시 선정위원에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하는 외부 인사를 배제시키고 내부 공무원들로만 선정위원회를 꾸렸다. 특히 정읍시는 A씨와 계약이 끝날 무렵인 지난해 12월 말 A씨가 비위행위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재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김생기 전 정읍시장과 A씨가 같은 고교 선후배 사이 때문에 이 같은 일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와 관련자들을 불러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이와 별도로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정읍시가 씨름단에 지원한 보조금 1억5,000만원 중 1,5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입건돼 수사기관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선수 11명에게 훈련비와 식비, 목욕비 명목으로 매일 3만원씩 지원되는 보조금을 모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경찰 조사 드러났다.
정읍시 관계자는 “A감독이 전북씨름협회 소속으로 전국체전관련 총감독으로 활동해 왔던 경력들이 일반 실업팀 감독 3년보다 우선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 같은 경력은 실제 실업팀 지도자 경력 3년을 넘어서는 것으로 자체적인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채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김 전 시장 개입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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