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부터 하루 8시간 단수
갈수기마다 제한급수 되풀이 불구
용수확보 대책 없어 주민들 피해
겨울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강원 속초시가 또 제한급수에 들어간다. 속초시의 제한급수는 2015년 6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속초시는 다음달 6일부터 하루 8시간 제한급수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다. 이는 겨울가뭄으로 속초시의 취수원이 쌍천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2월 속초지역 강수량은 51.1㎜로 평년의 43% 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강수량이 3㎜에 불과한 최악의 겨울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취수원 고갈로 속초시는 하루에 필요한 용수 3만9,912톤 가운데 40%에 달하는 1만6,039톤을 암반 관정 등을 통해 끌어 쓰는 실정이다. 이를 통한 용수확보도 최근 한계에 이르렀다. 시 관계자는 “비상급수 시설을 가동하는 등 정상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주 취수원인 쌍천의 수원이 고갈돼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속초시내 12개 동 주민 8만여명과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문제는 당분간 비 또는 눈이 내릴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속초지역에는 다음달 초까지 비 예보가 없다. 이후 한달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광객이 몰려 드는 다음달 설 연휴 기간까지 가뭄이 이어질 경우 극심한 식수난이 우려되고 있다.
속초시는 제한급수 시행에 따른 물 절약 안내문 3만7,000여장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주요 교차로에 안내 현수막도 설치하고 전광판과 시정방송, 시정소식지, 페이스북, 블로그 등 가용 가능한 모든 매체를 동원해 수돗물 절약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홍보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산불진화대와 소방서, 군부대로부터 급수차 9대를 지원받아 용수를 공급하는 비상대책도 마련했다.
국내 대표적인 물 부족지역인 속초에서는 1995년 12월 이후 2015년 6월까지 7차례에 걸쳐 제한급수가 이뤄졌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 없이 제한급수 등 긴급처방이 되풀이되고 있다. 관정을 파고 양수기를 동원하는 ‘땜질 식’ 처방이 고작이었다. 누수를 줄이는 상수도 개량과 해수 담수화 사업이 예산문제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성군 등 인근지역에서 용수를 끌어오는 방안도 여의치 않았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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