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두경민/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남자 프로농구 원주 DB의 승리 행렬이 11연승까지 치달았다. 아무도 DB의 연승 행보를 예측하지 못했다. DB는 새해 들어 단 한 번의 패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농구계뿐 아니라 많은 농구 팬들이 DB가 연승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지 궁금해했다. 이상범 DB 감독과 주축 선수 두경민, 김주성 등이 직접 밝힌 이들의 저력은 ‘절실함’이었다.
28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에서 11연승을 확정한 뒤 이 감독은 ‘승리 저력’을 묻는 질문에 “나와 선수들의 절실함이 통했다”고 답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절실함이 있으면 팀이 끈끈해진다. 선수들은 항상 신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1분이라도 더 코트에서 뛰려고 하는 마음을 가진다. 이런 게 오늘 경기에서도 나왔다. 후반 4쿼터에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연이어 가져갔다. 리바운드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는 게 절실함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골밑에서 치열하게 공을 다투는 선수들의 노력이 절대 헛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DB 선수들의 노력은 실제로 리바운드 숫자에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치른 13경기와 올해 전승 행진을 이어간 11경기를 비교했을 때 리바운드 수가 확연히 늘었다. 1월 DB는 리바운드 전 부분에서 1위에 올랐다. 12월 한 경기당 팀 평균 공격 리바운드는 10여 개로 전체 10개 구단 중 5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해 들어서는 13여 개로 늘면서 전체 1위로 뛰어 올랐다.
감독으로서 팀을 꾸리는 데도 절실함이 작용했다. 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예전에 인삼공사(2008~2014년)에서처럼 리빌딩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내년 좋은 FA(자유계약선수) 선수가 나오거나 A급 대학선수들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고 털어놨다.
이상범 원주 DB 감독/사진=KBL 제공.
2008-2009시즌이 끝나고 당시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과감한 리빌딩을 단행했다. 팀의 핵심 김태술 양희종 등을 군대에 보내고 2011년 신인 드래프트로 오세근을 영입해 2011-2012시즌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반면 DB는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감독은 현재의 DB 멤버로 최선의 결과를 내기로 결심했다.
김주성과 두경민도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신인 시절의 패기와 간절함을 승리 비결로 꼽았다. 11연승을 거둔 뒤에도 김주성은 “조금이라도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굳은 표정을 지었고, 두경민도 “반성할 게 많았다. 팀이 이겨서 다행이지만 내가 경기 흐름이 깨졌다. 다시는 이런 경기를 안 하도록 해야겠다”고 초반 실점 부분을 짚었다.
전반 열세를 보이다가도 후반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서 이기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는 이제 모로 가도 결국 이기는 경기를 펼치는 DB의 전매특허 승리 DNA로 자리매김했다. 28일 오리온과 원정 경기에서 DB는 또 막판 뒤집기 기술을 선보이며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37-44로 뒤진 DB는 오리온에게 연승 행진을 저지당할 위기에 놓였지만 3쿼터부터 외국인 센터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 김주성, 윤호영 등이 고르게 분전하며 88-8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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