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앞)/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노선영(29ㆍ콜핑)이 고심 끝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노선영은 28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고민 끝에 올림픽에 출전해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대표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썼다.
출전 결정 뒤 29일 서울 태릉국제빙상장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노선영은 “오래전부터 출전하고 싶었던 올림픽이었다. 다시 기회가 왔는데, 감정에 치우쳐서 기회를 잡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며 “모든 것을 감수하고 훈련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대표팀과 갈등에 대해서는 “어렵게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갈등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긴 싫다. 지금은 훈련만 하겠다”고 말했다.
노선영은 지난 일주일간 충격적인 나날을 보냈다. 올림픽 개막 20여 일을 앞둔 상황에서 뒤늦게 대회 출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그는 SNS에 “지난 일주일은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이었기에 모든 것을 포기했었다. 대표 생활 마지막인 평창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극적으로 평창행 티켓을 다시 쥐게 된 데는 운이 따랐다. 지난 26일 국제빙상연맹(ISU)은 1,500m 출전권을 땄던 러시아 선수 중 2명에게 출전 불가 판정을 했다. 대한빙상연맹은 이날 ISU로부터 스피드 여자 1,500m 엔트리 1장이 배정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예비 2번이었던 노선영은 평창행 막차를 타게 됐다.
문제는 빙상연맹이 올림픽 대회 출전 자격 규정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ISU는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빙상연맹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파악했다.
지난해 10월 선발전을 통해 여자 팀 추월 대표팀으로 노선영과 김보름(25ㆍ강원도청), 박지우(28ㆍ한국체대)가 선발됐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매스 스타트 종목에 출전해 개인 출전권을 따냈지만 노선영은 여자 1,500m에서 예비 2순위에 그쳤다.
빙상연맹은 지난 20일 노선영에게 출전 불가 사실을 알렸다. 충격적인 통보를 받은 노선영은 지난 24일 짐을 싸서 진천선수촌을 퇴소했고 “더 이상 국가대표가 자랑스럽지 않다”며 좌절과 실망을 드러냈다.
노선영이 29일 훈련을 위해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으로 복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후 노선영의 올림픽 출전을 설득하기 위해 김상항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직접 노선영의 집을 찾아가 사과했는데 그 과정이 또 다시 비판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노선영의 집을 수소문해 찾아갔으며 이를 연맹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영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빙상연맹 측 관계자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회장과 빙상연맹의 손발이 맞지 않는 행보에 진정성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메달 기대주의 앞길을 막은 빙상연맹의 전수 조사, 해체, 처벌 등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9일 기준으로 200여 건을 넘어섰다.
한편 노선영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분들의 응원과 관심이 큰 힘이 됐다.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힘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올림픽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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