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구급차 자폭테러’ 이틀 만에 또
아프간 내 세력과시 경쟁하듯 테러 감행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최근 탈레반의 호텔 총격테러, 구급차 자살폭탄 테러 등이 잇따라 35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29일(현지시간) 군사교육시설을 겨냥한 자폭 공격이 또 다시 벌어졌다. 이로 인해 아프간 군인 1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는데, 이번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었다. 18년째 전쟁이 지속되는 아프간에서 올해 들어 탈레반과 IS가 마치 세력 과시를 위한 경쟁이라도 하듯 번갈아 가며 테러를 저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카불 서쪽 5구역에 있는 마셜 파힘 국방대학 입구에서 시설 진입을 시도하는 괴한 5명과 경비를 맡은 육군 부대원들 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괴한들은 결국 국방대학 내부로 침투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교전은 5시간 이상 이어졌고, 그 결과 아프간 군인 11명이 사망했고 16명은 부상을 당했다고 다울라트 와지리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밝혔다. 괴한들 중 2명은 자폭했고 다른 2명은 사살됐으며, 나머지 한 명은 체포됐다. 와지리 대변인은 또, 군이 괴한들한테서 AK-47 소총과 터지지 않은 폭탄조끼 하나, 유탄발사기 등은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공격 대상이 된 마셜 파힘 국방대학은 아프간 육군, 공군 장교와 부사관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지난해 10월에도 이 곳에서 교육받던 간부 후보생들이 탄 버스가 자폭테러 공격을 받아 15명이 숨지고 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IS는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에 있는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소 건물 앞에서 발생한 자폭ㆍ총격 테러에 대해서도 IS는 배후를 자처했다. 당시 공격에선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탈레반의 최근 테러 공격은 더욱 과격하다. 지난 27일 카불 시내 병원 인근 검문소에서 폭발물을 실은 구급차를 이용해 이들이 감행한 자폭 테러로 사망한 사람은 103명에 달한다. 부상자도 235명이나 발생했다. 1주일 전인 20일에도 카불 시내 최고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선 탈레반 무장대원들의 총격 테러가 벌어져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22명이 숨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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