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스하키 23명 중 7명
여자팀 4명 모두 한국계 영입
김마그너스ㆍ이미현도 태극마크
한국어를 한 마디 하지 못하더라도, 까만 피부나 파란 눈을 가졌더라도, 가슴에 태극기를 다는 순간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서는 귀화선수는 19명. 전체 한국 선수단(144명)의 13%에 달하는 숫자로, 역대 가장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이 평창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귀화 선수 11명이 포진한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팀의 경우 올림픽 엔트리 23명 중 무려 7명을 캐나다와 미국 출신 귀화 선수로 채웠다. 올림픽에서 대표팀 전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골리(골키퍼)는 캐나다 출신 맷 달튼(32)으로, 지난해 12월 2017유로하키투어 당시 155개 유효 슈팅 중 143개를 막아내 92.3% 세이브 성공률을 보였다. 귀화 선수 영입 이후 대표팀 경기력은 수직 상승해, 지난해에는 38년 만에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팀 귀화 선수들은 얼핏 봐서는 알아볼 수 없다. 4명 모두 한국계 선수들이기 때문. 이 중 박윤정(26ㆍ마리사 브랜트)은 생후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2016년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박윤정의 동생 한나 브랜트(25)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자매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이외에도 캐나다 교포 출신 박은정(29ㆍ캐롤라인 박)과 임진경(25ㆍ대넬 임), 어머니가 한국인인 랜디 희수 그리핀(30)이 ‘부모의 뿌리’가 있는 한국으로 귀화했다. 이들이 합류한 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경기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억수로 올림픽 나가고 싶다 아입니꺼.”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뽐내는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김마그너스(20)는 아버지가 노르웨이인이다. 이중국적자였던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2015년 한국 대표팀을 선택했다.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국적 선택에 ‘딸려온’ 병역문제까지 해결했다.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이미현(23ㆍ재클린 클링)은 1살 때 미국에 입양됐다가 박윤정과 마찬가지로 2015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루지 종목 독일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에일린 프리쉐(26)는 2015년 독일 대표팀에서 은퇴했으나 한국 루지대표팀 감독의 설득으로 한국인 ‘임일위’로서 다시 썰매에 오른다. 이 밖에도 바이애슬론에서 4명이, 피겨 아이스댄스 종목에서 1명이 태극기와 함께 올림픽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국적별로는 캐나다(8명), 미국(5명), 러시아(4명), 노르웨이(1명), 독일(1명) 순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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