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왼쪽에서 네 번째) 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 관계부처 합동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기조실장, 변성완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 이금로 법무부 차관, 김 기재부 2차관, 박경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허경렬 경찰청 수사국장./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수사 의뢰를 받게 됐다.
기획재정부 등 18개 관계부처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지방공공기관·기타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공공기관·단체 현직 사장과 임직원 274명을 즉시 해임·업무배제·퇴출하기로 했다.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된 8개 현직 공공기관장은 즉시 해임하고, 공공기관 현직 임직원 189명과 공직유관단체 현직 임직원 77명 등 266명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한 뒤 검찰 기소시 퇴출한다. 후속조치, 채용제도 개선방안도 확정했다.
정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11월 범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대책본부와 채용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하고 1,190개 공공기관·지방공공기관·기타공직유관단체중 946개 기관·단체에서 모두 4,788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정부는 중앙공공기관 330곳 중 부정청탁·지시나 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33개 기관, 83건을 수사의뢰했고, 채용업무 처리과정 중 중대한 과실·착오 등 채용비리 개연성이 있는 66개 기관의 255건에 대해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수사의뢰 대상 33개 기관에 한국수출입은행, 서울대병원, 근로복지공단, 항공안전기술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소상공인진흥공단,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과 함께 포함됐다.
체육진흥공단의 수사의뢰 건은 '고위인사 지시로 면접위원을 내부위원으로만 편성하고 특정인 단독 면접을 진행하는 등 형식적 면접을 거쳐 특혜 채용'을 했다는 내용이다.
공단 사정에 밝은 한 체육인은 이와 관련해 "공단이 안고 있던 오래된 문제가 터진 셈이다. 임직원 가족이 편법을 통해 채용되고 정규직 직원이 되는 일도 있었다"면서 "이 같은 소식은 성실하게 일 하고 있는 많은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공단이 이번 기회를 새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단은 이번 채용비리 건 뿐 아니라 더 많은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6월 기획재정부의 ‘2016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전년도 B등급에서 D등급으로 2단계나 추락하는 부진한 실적 탓에 경고를 받았다.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 씨가 사무총장을 맡았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7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제공한 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장 공백기를 8개월 넘게 흘려보냈다. 행정 공백도 따랐다.
모두 조재기(68) 신임 이사장이 떠안게 된 과제들이다. 조 이사장은 지난 19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제12대 이사장으로 임명돼, 22일 취임식을 가졌다. 이창섭 전임 이사장이 지난해 5월 8일 퇴임한 지 8개월여 만의 취임이다. 조 이사장은 취임 1주일 만에 업무 파악을 채 끝내기도 전에 큰 태풍을 만난 꼴이다.
공단 한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뢰 건은 최근의 일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참 전에 있던 이사장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관련자도 이미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사전에 공단에 통보가 없었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정욱 기자 jungwook@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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