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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내전 속 보이지 않는 손은 UAE? 분리주의 진영 급성장 배후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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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내전 속 보이지 않는 손은 UAE? 분리주의 진영 급성장 배후로 떠올라

입력
2018.01.29 16:5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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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남예멘 세력 ‘남부과도위’

28일 아덴에서 쿠데타 일으켜

정부 측 “UAE 지원 받아” 주장

남부 측에 군비 지원 정황도

28일 예멘 남부도시 아덴에서 남부 분리주의 진영의 한 민병대원이 휴대용 대전차 로켓발사기(RPG)를 든 채 자신들을 지지하는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아덴=로이터 연합뉴스
28일 예멘 남부도시 아덴에서 남부 분리주의 진영의 한 민병대원이 휴대용 대전차 로켓발사기(RPG)를 든 채 자신들을 지지하는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아덴=로이터 연합뉴스
28일 예멘 남부 아덴 시내에서 남부 분리주의 진영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아덴=로이터 연합뉴스
28일 예멘 남부 아덴 시내에서 남부 분리주의 진영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아덴=로이터 연합뉴스

3년 가까이 이어진 예멘 내전에 아랍에미리트(UAE)가 일으킨 새로운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지난해 말 북부 반군 내분으로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올해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이끄는 기존 망명정부를 전복하려는 남부 분리주의 진영의 쿠데타가 발생했는데 두 사건 배후에 UAE의 그림자가 확인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예멘 정부의 임시거점인 남부 해안도시 아덴에서 구 남예멘 세력을 대표하는 ‘남부과도위원회(STC)’의 하디 대통령 퇴진과 신 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쿠데타가 발생했다. 쿠데타 진영은 아덴의 임시 정부청사를 장악했는데, 이날 시내 전역에서 발생한 전투로 최소 15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렇잖아도 후티 반군과의 전쟁에 진전을 보지 못하던 예멘 망명정부는 더욱 난처한 신세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머물고 있는 하디 대통령은 내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다급히 휴전을 선언했지만, STC는 “너무 늦었다. 이미 아덴은 확실히 장악됐다”며 호기를 부렸다. 그러나 쿠데타 진영은 아덴을 장악했을 뿐 나머지 영토는 여전히 하디 정부의 통제 하에 놓여 있어 앞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남부 분리주의 진영은 1990년 남북 예멘이 정치 협상으로 통일된 이후에도 1994년 반란을 일으키는 등 중앙에 꾸준히 저항했다. 2015년 발발한 하디 정부와 후티 반군의 내전에선 정부를 지지했지만, 지난해 5월 아덴 주지사 아이다로스 알주바이디가 해임당한 이후 STC를 결성하면서 독자 정치세력을 급격히 키웠다.

갑자기 성장한 남부 분리주의 진영의 배후에 UAE가 있다는 게 현지 언론과 국제기구의 중론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이날 두 진영 사이의 다툼에 개입하지 않았지만, 아메드 빈 다게르 예멘 총리는 이날 공격을 “UAE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쿠데타”로 규정했다.

예멘 내전은 당초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지지하는 정부와 시아파 맹주 이란이 지지하는 후티 반군의 대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UAE가 남부에 막대한 군비를 지원하며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UAE가 선택한 파트너가 바로 ‘남부의 남자’ 주바이디라는 것이다. 하디 대통령이 UAE의 실세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아부다비 왕세자를 겨냥해 “해방군이 아닌 점령군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해 말 북부 반군에서 후티 세력을 따돌리고 평화협상에 나서려다 내분 끝에 살해된 살레 전 대통령도 실제로는 UAE를 통해 사우디와 접촉했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프랑스 외교전문지 인텔리전스는 ‘살레와 UAE 사이에 UAE 수도 아부다비에 망명해 있는 살레 전 대통령의 아들 아메드를 새 통치자로 앉히려는 밀약이 있었다’고 전했다. 비록 살레의 죽음과 함께 진상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결국 UAE가 예멘 내전의 두 당사자 모두를 뒤에서 흔들며 궁극적으로는 예멘에 친 UAE 정부를 수립하려 했다는 얘기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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