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소득수준 향상으로 취미성 높은 대형오토바이 수요 꿈틀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닌 일본 오토바이 제조업체들이 인도에 눈을 돌리고 있다. 거대 잠재력을 지닌 이 곳에서 대형 오토바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양대 업체인 가와사키중공업과 혼다 모두 중대형 모델 점포를 늘리기로 하는 등 소득수준 향상으로 ‘취미성’높은 대형 오토바이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을 놓치지 않을 태세다.
2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가와사키중공업은 2020년까지 인도 시장의 매장수를 3배 늘려 30개 점포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2016년 약 1,400대였던 판매대수를 3배 이상인 4,000~5,000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가와사키 측은 인도의 레저 오토바이 시장규모가 2025년까지 두 배 가량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새로운 공장을 개설하고 주력 모델인 ‘닌자 1,000㏄’생산을 시작했다.
혼다 측도 대형기종 위주의 전시공간과 라운지를 조합한 신개념 매장을 확대 중이다. 오토바이 수리작업 공간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매장을 디자인하고 전문직원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22개 점포를 갖췄으며 부유층을 겨냥해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작년 7월부터는 야심작인 ‘아프리카 트윈’판매를 시작했다. 배기량 1,000㏄로 인도에서 생산하는 대형 오토바이로는 두 번째다. 판매가격은 약 130만 루피(223만엔)로 고가지만 지난해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업체의 움직임은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조사 결과 때문이다. 인도에선 연 소득 3만800달러(약 332만엔) 이상 ‘부자 가구’가 2016년 650만 가구에서 2025년 1,580만 가구로 확대될 전망이다. 부유층의 증가는 취미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두 업체 모두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것이다.
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스쿠터(작은 오토바이) 분야에선 또 다른 일본 업체 야마하가 공략에 나섰다. 신규 매장을 첸나이 등 3개 도시에서 개점했다. 사회에 막 진출하는 젊은 여성계층이 주요 고객이다. 유아 놀이방이나 여성전용 라운지를 갖춘 오토바이 매장을 꾸미고 운전면허증 취득지원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인도의 오토바이 시장규모는 2016년 1,758만대로 배기량이 작은 스쿠터가 대세지만, 대형 기종이 새로운 개척분야로 떠오른 상태다. 일찌감치 진출한 미국 할리데이비슨은 물론 영국의 트라이엄프 등 기존 강자들과 일본 업체들의 대회전이 예고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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