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찾아 유가족 위로
40분간 희생자 영정 살펴
유가족은 소방관 처우개선 건의
이 총리 “취약 29만곳 안전진단”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 밀양 화재참사 이틀째인 27일 대통령 전용열차를 이용해 밀양에 도착해 곧바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문화체육관을 찾았다.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40분간 희생자들의 영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헌화ㆍ분향한 뒤 유족들을 위로했다.
한 유족이 “현장에 가 보니 소방관들이 너무 고생하고 장비가 열악하던데, 소방관이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관심을 많이 가져 달라”고 부탁하자, 문 대통령은 “내년이 아니라 당장 올해부터 하겠다”고 답했다.
또 “기본부터 꼼꼼히 챙겨 주기 바란다”, “사람이 아플 때 찾는 병원에서 목숨을 잃은 게 화가 난다” 등의 유족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를 경청했다. 문 대통령은 주저 앉으며 오열하는 한 여성 유족을 감싸 안으며 위로했고, 유족의 사연을 듣던 도중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고현장으로 이동해 “소방관들은 이번에 최선을 다했다”며 “결과가 안 좋으면 원망을 듣는 것이 숙명인데 국민이 응원하니 잘 하시리라 믿는다”며 소방관들을 위로했다. 현장 보고를 받은 후엔 “정부가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참사가 거듭되고 있어 참으로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러운 심정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밀양 시민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를 나누던 조중묵 소방청장이 눈물을 보이자,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 지난달 충북 제천 화재에 이어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자 청와대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와 30일 장ㆍ차관 워크숍에서 국민안전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밀양 화재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는 2월과 3월에 걸쳐 안전관리가 취약한 전국 29만개소에 대해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겠다”며 “과거처럼 형식적인 진단이 아니라 내실 있는, 제대로 된 진단을 하도록 준비부터 철저히 해달라”고 지시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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