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 세탁기 수입제한기간 3년 하고 ‘1일’ 설정한 속셈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 세탁기 수입제한기간 3년 하고 ‘1일’ 설정한 속셈은?

입력
2018.01.29 04:40
19면
0 0

태양광 세이프가드도 3년 초과

내달 7일 발동 이후, 정부 WTO에 제소 방침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 기간을 중간점검 의무가 부과되는 ‘3년 초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있을 지 모를 우리 정부의 보복관세 역습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 기간을 ‘3년 1일’로 설정하는 등 2건(세탁기, 태양광)의 조치를 모두 3년을 초과하도록 설정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규정과 미 통상법 204조를 보면 “세이프가드 조치의 존속 기간이 3년을 초과하는 경우, 조치 기간의 중간시점(내년 하반기) 이전에 상황을 검토해 조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미국이 세이프가드의 효과를 중간 평가해 자국 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판단하면 조치를 조기에 종료할 수 있는 셈인데, 이는 사실상 우리 정부의 보복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무협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조기 종료 가능성 카드로 우리 정부가 강력 대응에 나서는 걸 주저하게 만들려는 속셈”이라며 “특히 우리 정부의 보복관세 조치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 세이프가드 사전 종료로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미국의 세탁기ㆍ태양광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되는 다음달 7일 이후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WTO 제소 이후 첫 절차는 당사국 스스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양자협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그간 미국을 WTO에 제소한 11건 중 양자협의에서 문제를 해결한 적은 한 차례(1997년 컬러TV 수신기 건)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백악관에 도착,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백악관에 도착,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때문에 결국 WTO 분쟁해결위원회(DSB) 1심과 항소, WTO 상소위원에 의한 최종심(2심)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최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WTO 상소위원의 추가 선임에 반대하는 등 WTO DSB 절차 자체에도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설사 WTO 최종심에서 승소하더라도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철회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이유다. 정부는 이에 따라 WTO 제소와 함께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른 보상 협의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이 세이프가드 조치 기간을 3년 초과로 설정한 데는 ‘해당 조치가 WTO 규정에 합치될 경우, 상대국은 3년간 보복관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세이프가드 조항(8조3항)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무협은 이날 ‘2018 대미 통상 6대 이슈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수입규제를 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우리나라가 같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수입이 크게 줄면 그 공간을 우리 기업들이 채우면서 미국 민간기업들의 제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