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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밥상 통일’

입력
2018.01.28 18: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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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으로 나눠 패스 등 실전훈련

식사도 함께 하며 팀워크 다져

머리 감독 “북한 선수 눈빛 살아있다”

세러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이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남북 선수들에게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따로 연습하던 남북 선수들은 이날 처음 섞여서 합동 훈련을 했다. 대한체육회 제공
세러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이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남북 선수들에게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따로 연습하던 남북 선수들은 이날 처음 섞여서 합동 훈련을 했다. 대한체육회 제공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28일부터 ‘진짜’ 합동 훈련에 들어갔다.

북한 선수들이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들어온 뒤 남북 선수들은 시간을 달리해 각자 훈련했다. 26~27일에 북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개별 기량 파악을 마친 세러 머리(30) 단일팀 감독은 28일 오전 남북 선수를 합친 뒤 두 팀으로 나눠 패스, 슈팅 연습 등을 하도록 지시했다. 오후에는 두 팀이 연습 경기를 치뤘다. 훈련을 직접 본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아주 열심히 훈련한다. 눈빛이 살아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식탁 문화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남북 선수들이 따로 식사를 했다. 하지만 28일 아침부터 4인용, 6인용 식탁에 남북 선수들이 고루 섞여 밥을 먹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아이스하키는 팀워크가 생명인 종목이라 더 빨리 친해지도록 이렇게 했다”고 설명하며 “식사시간에 자연스럽게 사생활 이야기도 하면 더 깊게 마음을 열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밥상을 통한 팀워크 다지기는 단체 종목에서 종종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이스하키와 비슷한 축구의 경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주장이었던 박지성(37ㆍ은퇴)은 가까운 동료하고만 밥을 먹지 않지 않았다. 선후배 동료 가릴 것 없이 테이블을 바꿔 식사해 금방 친해졌고 자연스럽게 애로사항도 들었다. 남북 선수들은 평소 서로 방을 오가거나 교류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식사시간 때 ‘원 팀’이 되는 게 더욱 중요하다.

합동훈련 중 남북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합동훈련 중 남북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용어 문제도 큰 벽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하키는 수시로 조를 바꿔서 경기를 하는 종목 특성상 의사소통이 중요한 데 남북의 용어가 달라 어려움을 겪을 거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는 “서로 듣고 이해를 못 할 정도의 용어는 몇 개 안 된다. 앞으로도 용어 때문에 혼선이 생길 길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다”며 “선수들이 일단 뜻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니 남북 용어를 비교한 책자를 모든 선수에게 나눠줘 숙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지는 ‘코칭스태프 갈등’도 불거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 3명의 코치가 머리 감독을 보좌하고 있고 북한에서는 박철호 감독이 선수들을 인솔해 방남 했다. 협회 관계자는 “코칭스태프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선수가 화합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머리 감독과 박 감독이 서로 역할을 잘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 선발이나 기용, 훈련 등 모든 전권은 당연히 머리 감독에게 있고 대신 박 감독도 코칭스태프의 일원으로 필요한 부분을 감독에게 조언하는 식으로 ‘윈 윈’하고 있다는 의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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