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의 식재료 보관에 필요한 냉장 시스템 개선에 2,360만달러(약 252억원)가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미국 내에서 ‘혈세 낭비’ 논란이 일었다.
28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원’에 따르면 미 공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하는 ‘에어포스 원’에 장착된 냉장고 5대 중 2대를 교체하기 위해 보잉사에 2,360만달러를 지불하는 계약을 지난해 12월 맺었다.
앤 스테파닉 미 공군 대변인은 “현재 냉각 장치는 1990년대 비행기 발주 시 장착된 것이어서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 대통령이 여러 나라를 순방하는 때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3,000끼의 식재료를 탑재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식재료 모두는 미국산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년전 기술이 적용된 지금 냉장고로는 식재료 보관기간이 너무 짧고 덥거나 습기가 많으면 냉장력도 약해지는 만큼 큰 돈을 들여서라도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에어포스 원은 미 연방항공청(FAA) 승인이 요구돼 장비 구입 이외 시스템 보강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새로운 냉장 시스템의 디자인과 제조, 설치 비용 일체와 인증을 위한 검사 통과료까지 포함되면서 해당 예산 규모가 늘었다는 것이다. 냉장고 교체는 내년 10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냉장고 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대변인을 지낸 에릭 슐츠가 “우리 같았으면 탄핵감”이라고 비꼬는 등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이 소식을 전하며 ‘프리지데어 포스 원(Frigidaire Force One)’이라고 표현했다. 프리지데어는 냉장고와 에어컨 등으로 유명한 미국 가전업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을 한 달 앞둔 2016년 12월 “보잉이 미래 대통령을 위해 제작할 ‘747기종 에어포스 원’ 구매 비용이 40억 달러 이상의 통제 불능 수준이어서 주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대선 후보 시절에는 오바마 행정부를 질타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후에는 “에어포스 원은 훌륭한 비행기”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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