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불법사용 등 단속 강화
‘유아반’을 운영 중인 영어학원이 서울에만 16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원의 교습비 등 월평균 비용은 163만원에 달해 학부모들은 연간 대학 등록금 3배 수준의 학원비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영어 반일제(하루 교습시간 4시간) 이상의 유아반을 운영하는 영어학원은 지난해 7월 기준 160곳이었다. 특히 상위 학년을 제외하고 오직 유아만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영어유치원’도 117곳에 달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파악한 전국의 유아 영어학원이 474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7개 시ㆍ도의 영어학원 3곳 중 1곳 가량(34.0%)이 서울에 몰려 있는 셈이다. 지역 별로 보면 강동ㆍ송파구가 42곳(26.3%)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ㆍ양천구(25곳ㆍ15.6%), 강남ㆍ서초구(23곳ㆍ14.4%)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지역 유아 영어학원의 월 교습비는 평균 68만8,000원이다. 하지만 11개 지역교육청별로 가장 많은 교습비를 받은 11개 학원의 교습비와 차량비, 급식비를 합한 월 학원비는 평균 162만5,000원이었다. 1년으로 따지면 평균 1,950만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지난해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668만8,000원)의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교습비만 따졌을 때 가장 비싼 곳은 강남ㆍ서초구에 있는 한 영어학원으로 월 176만원에 달했다.
교육부는 최근 어린이집ㆍ유치원 방과후 영어 금지 결정을 1년 유예하면서, 이 기간 각 시ㆍ도교육청과 협력해 유아 영어 사교육 시장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특히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금지되면서 유아 영어학원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영어유치원’ 명칭 불법 사용 여부, 과대ㆍ허위 광고 여부, 시설 안전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 지역에 대다수 유아 영어학원이 몰려 있는 만큼 운영실태를 파악해 학원 운영 기준 강화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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