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추문에 휩싸인 미국 카지노 재벌이자 공화당의 거액 기부자인 스티브 윈(76)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재무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윈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 해 공화당 전국위의 모금 행사를 이끌어 왔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로나 롬니 맥대니얼 RNC 위원장이 이날 성명을 내고 윈의 사임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윈 본인도 성명을 내 “우리가 거둔 믿을 수 없는 성공은 계속돼야 한다”며 “우리가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사건으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사임 사실을 확인했다.
윈은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에 있는 윈 카지노 리조트의 소유주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지역과 애틀랜틱시티 등지에서 벨라지오, 앙코르, 트레저 아일랜드, 미라지 등 다수의 카지노를 운영해 온 카지노·부동산 업계 거물이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윈 리조트에 소속된 손톱관리사(매니큐어리스트), 마사지 치료사 등 그룹 전현직 직원 상당수가 스티브 윈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윈이 공화당 전국위 재무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공화당 전국위는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1억2,100만달러(약 1,290억원) 모금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거둔 모금의 2배가 넘는 규모로 트럼프 대통령은 윈의 기금 모금 능력을 자주 치켜세웠다. 공화당 전국위는 다음주 워싱턴 회의에서 후임 재무위원장 선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윈은 이날 주식 시장에서도 큰 손해를 봤다.
미 증시에 상장된 윈 리조트 주가가 급락해 그가 보유한 주식 가치도 하루 만에 21억달러(약 2조2,396억원)가 날아갔다. 윈 리조트 이사회는 성 추문 의혹을 조사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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