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차량 위장 테러, 탈레반 자신들 소행 주장
최소 95명 숨지고, 150여명 부상
현지 대사관 “한국 교민 피해는 없어”
일주일 전 호텔서 인질극 테러 22명 숨져
지난주 고급 호텔을 겨냥한 테러로 최소한 22명이 숨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일주일 만에 자살 폭탄테러가 벌어져 최소 95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넘게 다쳤다고 아프간 당국이 밝혔다. 중상자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 교민들의 피해는 없다고 확인했다.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오후 1시45분께 카불 시내 자무리아트 병원 인근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아프간 내무부의 나스라트 라히미 부대변인은 이번 폭발이 자살폭탄차량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이 일어난 지역은 아프간 평화협상을 담당하는 고위평화위원회 사무실과 내무부, 유럽연합(EU) 사무실 등과도 가깝고 오가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나스라트 라히미 부대변인은 구급차를 몬 테러범이 고위평화위원회 사무실과 가까운 검문소에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경찰에 말한 뒤 검문소를 통과했으며, 2번째 검문소에서 차에 실은 폭탄을 터뜨렸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카불 시내 대부분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검은 연기가 수십 미터 높이 치솟았을 정도로 폭발 위력이 강했다고 전했다.
카불에서는 꼭 일주일 전인 20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고급 호텔인 인터콘티넨털 호텔에 탈레반 무장대원이 침입해 17시간 동안 총격 테러를 벌여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22명이 숨졌다. 일부 언론은 당시 테러 사망자가 이보다 더 많지만, 아프간 정부가 파문을 줄이고자 늘어난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범행 직후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자신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카불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테러 직후 비상연락망을 통해 카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의 안전을 점검한 결과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교민 33명 모두가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탈레반과 내전이 17년째 이어지고 있는 아프간은 가장 높은 여행경보 단계인 ‘여행금지’에 해당하지만, 대사관 직원 외에 아프간 재건 사업 지원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기구 관계자와 건설사 직원 등이 거주하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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