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1조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계열사별로 나뉘어 있던 온라인 사업을 통합해 전자상거래 전담 신설법인을 세울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8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서 “연말쯤 온라인사업과 관련 깜짝 놀랄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로 그 ‘발표’가 한 달쯤 늦게 이뤄진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 ‘BRV 캐피탈 매니지먼트’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와 전자상거래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BRV는 미국과 중국 등의 전자상거래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회사로 글로벌 전자결제회사인 페이팔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전자상거래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올해 내 설립해 그룹 내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할 계획이다. 두 투자운용사는 이 신설 법인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마트, 복합쇼핑몰, 편의점 사업을 맡고 있고, 동생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백화점, 면세점 등을 이끌고 있다. 온라인 사업은 인적ㆍ물적으로 분리된 상태에서 2014년부터 2014년 백화점과 마트를 통합한 ‘쓱닷컴(SSG.COM)’으로 운영해 왔다. 신세계그룹은 신설 법인 설립을 통해 통합 투자 단행, 의사결정 단일화 등 시너지 효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쓱닷컴은 전년 동기 대비 2015년 18.8%, 2016년 32.0%, 지난해 3분기까지 24.1%의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와 법인 신설을 발판으로 5년 후인 2023년에는 현재의 5배 규모인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 1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우정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데 투자사들과 공감해 MOU를 체결하게 됐다”며 “신설 온라인사업 별도 법인명, 조직 구성 등 세부 사항은 추가 준비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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