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못 나갈 줄 알았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29)이 극적으로 구제됐다.
노선영에는 다행이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에서 빚어진 이번 일은 한국 올림픽 도전사에 희대의 해프닝으로 남을 전망이다.
빙상연맹은 평창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려 했던 러시아 스피드스케이팅 1,500m 종목 선수 2명이 러시아 선수단 명단에서 빠지면서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이 출전권을 얻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노선영은 1,500m와 더불어 김보름(25ㆍ강원도청), 박지우(30ㆍ한국체대)와 함께 팀을 이루는 팀 추월도 뛸 수 있게 됐다.
앞서 노선영은 팀 추월에 나서려면 개인종목 출전권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을 빙상연맹이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지난 23일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빙상연맹은 어이없는 일 처리도 모자라 ISU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며 해명하기 바빴을 뿐 노선영에 대한 사과의 표현조차 없어 팬들의 공분을 샀다.
노선영이 평창으로 가는 길은 열렸지만 현재 상황은 조금 묘하다. 최근 파문을 겪으며 그는 언론 인터뷰와 SNS 등을 통해 빙상연맹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섭섭함을 토로했고 더는 태극마크를 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모든 게 내 책임이다. 노선영 본인이 가장 힘들 거다. 직접 만나 충분히 대화하고 다독여 올림픽에 함께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선영의 소속 팀 이승훈 콜핑팀 감독도 “선수가 가장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방향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빙상연맹은 26일 오후 최근 벌어진 쇼트트랙의 폭행 파문과 노선영 사태에 대해 뒤늦게 공식 사과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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