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천왕’이 지배했던 테니스계가 세대교체를 맞고 있다. 그 동안 남자프로테니스(ATP)는 로저 페더러(37ㆍ세계랭킹 2위ㆍ스위스), 라파엘 나달(32ㆍ1위ㆍ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31ㆍ14위ㆍ세르비아), 앤디 머리(31ㆍ19위ㆍ영국) ‘빅4’의 천하였다. 2004년 페더러가 세계 1위에 오른 이후 빅4는 번갈아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왕좌를 지켜왔다. 호주오픈에서도 이들을 제치고 우승했던 선수는 2014년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33ㆍ8위ㆍ스위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2018년 호주오픈에서 정현을 필두로 한 젊은 피의 선수들이 약진하며 스포츠계는 14년 만에 ‘뉴 빅4’ 등장을 예견하고 있다. 정현(22ㆍ58위ㆍ한국)과 알렉산더 즈베레프(21ㆍ4위ㆍ독일), 닉 키리오스(22ㆍ17위ㆍ호주), 데니스 샤보발로프(19ㆍ50위ㆍ캐나다)가 바로 그들이다.
호주오픈에서 페더러 외의 기존 빅4는 모두 4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22일 정현과의 16강 경기에서 좌절했으며 나달은 8강에서 부상으로 기권, 머리는 엉덩이 부상으로 불참했다. 유일한 희망인 페더러는 37세로 이들 중 가장 연장자다. 지난해 7월 페더러가 영국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나달의 세대로 인해 다음 세대는 우리 모두를 밀어내기에 충분히 강하진 못하다”라고 밝혔지만 그새 테니스의 판도가 바뀌었다.
전부 30대가 된 기존의 빅4와 달리 ‘뉴 빅4’는 1996~1999년생으로 1020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먼저 정현은 이번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른 최연소 선수가 되면서 외신들로부터 ‘거물 사냥꾼’(Giant Killer)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즈베레프는 이번 대회는 정현과의 경기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ATP 투어에서 여섯 차례 우승하면서 정현보다 ATP 우승 경력이 많은 선수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랭킹 3위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2017년 윔블던 남자프로테니스에서는 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키리오스 역시 ATP에서 4차례 우승하고 2014년 윔블던과 2015년 호주오픈에서 8강에 진출한 실력자다. 샤포발로프는 2017년 데뷔한 신예지만 세계랭킹은 정현보다 높다. 특히 작년 로저스컵에서 세계랭킹 1위 나달을 물리치고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16강까지 진출하여 일찌감치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주목 받았다.
박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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