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사고 직후 위기관리센터 가동
밀양 방문 李총리 “면목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된 인원에 대해 필요한 의료조치를 취해 추가 사망자 발생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충북 제천 화재 참사에 이어 한달 여 만에 안전 사고가 발생한 데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사에서 국민안전을 핵심 국정목표로 강조한 지 얼마 안 돼 사고가 발생한 만큼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45분부터 45분간 긴급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제천 화재 발생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현재 화재는 진압됐으나 사망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복합건물에 대한 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의 조기 수습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또 “이번 화재가 중환자들이 입원 중인 병원에서 발생해 생명유지장치 등의 작동에 문제 생기지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 사망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가족이 혼란스럽지 않게 하라”며 “이송한 중환자들도 인근 병원에서 장비 지원에 어려움이 없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화재 발생 직후인 오전 7시 39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긴급 가동해 상황을 관리했고, 문 대통령은 화재 발생 39분 만인 오전 8시 8분쯤 첫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위기관리센터 가동 직후 NSC 상황실을 찾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참모들이 상황판단 결과를 기다려줄 것을 건의했고, 화재 진압 후 대통령에게 보고해 긴급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보고 받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행안부는 사고수습지원본부를 구성해 수습에 최선을 다하라”며 “다른 정부 부처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후 밀양시청 상황실을 방문해 “(제천 화재 당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같은 말을 하기에는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의 충격과 아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정부가 가족에게만 (수습을) 맡기지 않고 여러 분의 뜻에 따라 충실히 돕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후 사상자들이 이송된 병원을 찾아 “피해자 트라우마 치료 계획을 세워서 정신적인 충격도 잘 치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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