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65세…200만7000원
연기연금제 활용 5년 미룬 탓

1988년 국민연금제도 시행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월 200만원 수급자’ 시대가 열렸다.
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A(65)씨는 이달 연금수령액으로 200만7,000원을 받았다. 월간 연금수령액이 200만원을 넘은 것은 A씨가 처음인데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액수가 늘어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A씨는 1988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5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2013년 1월 수령 연령에 도달해 매달 137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더 많은 연금을 받고자 연기연금제도를 이용해 기간을 5년 미뤘다. A씨는 5년 연기기간이 끝나면서 이달부터 수령을 유예한 기간 물가변동률 및 연기 가산율(36%)을 반영한 월 기본연금액 198만6,000원에 부양가족연금액을 더해 200만7,000원을 받게 됐다. 연간수령액은 2,408만4,000원이다.
연기연금제도는 국민연금을 애초 받을 시기보다 늦춰 받는 정책으로 2007년 7월부터 시행됐다. 당장 국민연금을 타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만큼 소득이 있고 고령화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건강하다면 수령 시기를 미뤄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게 노후대비에 유리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알맞은 제도이다. 수급권자가 연금 타는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추면 연기 기간을 따져 연 7.2%(월 0.6%)씩 이자를 가산해 노령연금을 받는다. 현재는 수급권자가 본인 경제사정에 맞춰 연금수급 시기와 액수를 스스로 고를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통계를 보면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1년 3,111명, 2012년 7,790명으로 증가하다 2013년 743명으로 급감한 뒤 2014년 9,163명으로 다시 반등했다. 2013년 연기연금 신청자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은 2012년(1952년생 이전)까지만 해도 만 60세에 노령연금을 받았으나 2013년부터 만 61세로 수급 자격이 늦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2015년 1만4,843명, 2016년 2만92명으로 신청자가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11월 현재)에도 1만7,919명에 달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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