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시 보이(Mannish Boy)’. 25일 국내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1942~1970)의 신곡이다. 헨드릭스가 허밍을 하며 들려준 전자기타 연주는 여전히 강렬하고 맛깔스럽다. 헨드릭스가 세상을 떠난 지 무려 48년이 된 지금, 이 곡은 어떻게 세상에 나왔을까.
25일 헨드릭스의 음반과 음원을 유통하는 소니비엠지뮤직 따르면 ‘매니시 보이’는 고인의 미발표곡이다. 헨드릭스가 1969년 4월 22일에 녹음했다. 베이시스트 빌리 콕스와 드러머 버디 마일스등 밴드 오브 집스 멤버들과 함께 연주했다. 기타리스트 머디 워터스의 동명 원곡을 재해석한 작업이었다.
헨드릭스가 녹음만 하고 정작 정규 앨범에는 싣지 않은 곡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핸드릭스의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그는 다작가였다. 1967년 1집 ‘아 유 익스피어리언스드’를 내고 세상을 떠나기 전 3년 동안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활동했던 밴드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어리언스에서 이름을 따온 그의 재단 ‘익스피어리언스 헨드릭스’는 고인이 생전에 녹음한 미발표곡을 1997년부터 모으기 시작했다. 음향 조정 등을 거쳐 복원 작업이 진행됐다. 땅에 묻혔던 유물을 발굴한 뒤 먼지를 털어내고 윤색하는 작업과 비슷하다.
이 재단은 이렇게 모아진 헨드릭스의 미발표곡을 모아 3부작 시리즈 앨범으로 2010년부터 내놓기 시작했다. ‘밸리스 오브 넵튠’을 시작으로 2013년에 ‘피플, 헬 앤드 앤젤스’가 뒤를 이어 나왔다.
‘왼손의 기타 천재’가 만들어 놓고 공개하지 않았던 노래는 20여 곡을 훌쩍 넘었다. 대부분이 1968년에서 1970년 사이 녹음됐던 곡들이었다. 오는 3월에 나올 헨드릭스의 신작 ‘보스 사이즈 오브 스카이’에도 미공개 노래가 8개나 포함돼 있다. ‘매니시 보이’를 비롯해 ‘러버 맨’ ‘정글’ ‘우드스탁’ 등이다. 신작엔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어리언스 밴드 원년 멤버들이 참여한 ‘히어 마이 트레인 어 커밍’도 실린다. 베이시스트인 노엘 레딩과 드러머 미치 미첼 등이 함께 작업한 곡이다.
이 밴드는 1960년대 후반에 활동하며 이후 사이키델릭과 하드록 음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헤이 조’와 ‘퍼플 헤이즈’, ‘부두 차일드’ 등의 노래가 유명하다. 이들은 록 음악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 받아 1992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헨드릭스는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지녔지만 20세 후반에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뜬 제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과 함께 록 음악의 ‘3J’로 통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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