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L 유소년 캠프 고교생 참가자가 퍼포먼스 트레이닝 중 레인 어질리티를 측정하고 있다./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삑삑삑-. 민첩한 발놀림으로 바닥을 누비는 소리가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작은 고깔을 세워 페인트존 규격의 직사각형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그 주위를 양 옆으로, 앞뒤로 한 바퀴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초 단위로 측정한다.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민첩성을 측정하는 레인 어질리티(Lane Agility)다.
고교 남자 농구 유망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5일 강원도 속초시 청소년수련관에서 ‘2018 아이패스 KBL YOUTH ELITE CAMP’가 열렸다. 전국의 엘리트 고교 농구 선수 67명이 참가하며 허재(53)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프로농구 출신 코치들과 트레이너에게 다양한 코칭을 받는다.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중등부 70명이 일정을 마쳤고, 동시에 고등부 캠프가 문을 열어 28일까지 이어진다.
예년과 달리 올해 새로워진 부분은 ‘퍼포먼스 트레이닝’이다. 지난해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처음 도입해 신인 선수들의 신장과 기량을 다각도로 측정했던 검사다. 이번에는 유소년 캠프에서도 첫 선을 보였다. 고교 선수들의 8가지 기본 운동 능력을 측정해 각 선수들이 맞춤형 운동법을 익혀 가도록 돕는다.
미국 프로농구에서는 이미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 검사를 도입하고 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의 기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점프 동작을 영상으로 찍고 느린 화면으로 분석해서 선수의 안 좋은 습관을 잡아낸다. 이를 보완하는 훈련을 하면 부상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레인 어질리티 검사를 마친 박종성(군산고 2년) 군은 “색다른 느낌이다. 이전에는 이런 검사를 해본 적이 없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2018 KBL 유소년 캠프에서 퍼포먼스 트레이닝 항목 중 옵토점프(Optojump)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KBL 제공.
경험과 감각을 통해서만 가늠하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선수의 기량을 수치와 도표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가 쌓이면 비교 분석해 성장 정도를 알 수 있다. 캠프장을 맡은 허재 감독도 퍼포먼스 트레이닝에 대해 “말로만 듣다가 처음 접했는데 좋은 것 같다. 선수 개개인의 밸런스를 보고 어떤 근력이 필요한 지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운데, 그걸 알 수 있어서 좋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알고 보완할 수 있고 데이터를 쌓아 놨다가 다음 측정에서 비교해서 보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한 검사를 통해 이튿날은 선수들에게 맞춤형 운동법을 교육한다. 발목 강화가 필요할 때, 유연성을 길러야 할 때 등 캠프에서뿐 아니라 개인 훈련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KBL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작해 매년 유소년 캠프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은 캠프 3~4일째에는 농구 클리닉과 5대 5 경기 등을 한 뒤 퇴소식을 갖는다.
속초=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르포] “하루 15만원이면 충분해요~” 올림픽 '金'밭 강릉의 기대감↑
정현 4강 빅뱅, ‘적을 알아야 이긴다’ 숫자로 본 페더러의 모든 것
[최지윤의 뻔한가요] '주인공은 해롱이?'…'감빵생활' 비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