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비상저감조치로 배출량 1~2.4% 감축 추정

하루 단위로 이뤄지던 미세먼지 예보가 오전 오후 두 차례로 세분화된다. 다음 날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라는 예보에 따라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는데 정작 오전에 ‘보통’ 상태를 보여 논란을 빚었던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비상저감조치 발령은 더 줄어들게 돼 오히려 기준이 후퇴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25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반나절 예보’를 신설하는 등 비상저감조치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 수도권에 한해 그 동안 하루 단위로 나오던 미세먼지 예보를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나쁨’(일평균 50㎍/㎥)으로 예상될 때 오전, 오후로 세분화하고 성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요건은 시행 초기인 만큼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하되 오전 미세먼지 예보가 가능해지면서 하루 기준 '나쁨'이더라도 출근 시간(오전 6∼9시)에 3개 시·도 모두 '보통'인 경우에는 비상저감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발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비상저감조치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 15일 정작 출근시간 대에는 미세먼지가 '보통'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혼란과 비판이 이어진 것을 감안해 비상저감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발령 당일 3개 지역 미세먼지가 오전이 ‘좋음’이고 오후에 ‘나쁨’이 나올 경우 24시간 기준 ‘나쁨’으로 예상돼 발령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논의를 거치면 발령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오전이 ‘나쁨’이고 오후에 ‘좋음’일 경우 발령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비상저감조치는 발령이 나지 않는다. 결국 출근시간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 차량2부제나 대중교통 무료 등의 정책이 반영될 수 없다는 얘기다. 더 강화된 미세먼지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비상저감조치 요건을 바꿔 발령을 덜 낼 수 한 ‘거꾸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 합동점검팀은 1∼4차 비상저감조치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수도권에서는 초미세먼지(PM2.5) 하루 평균 배출량(147t)의 1.0∼2.4%(평균 1.5%)에 해당하는 1.5∼3.5t(평균 2.3t)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차량 2부제에 따른 배출량 저감효과가 가장 컸다는 것이 합동점검팀의 설명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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