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화 가치 급락으로 경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변동 환율 제도 ‘디콤(DICOM)’을 재도입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타렉 엘 아이사미 부통령이 이날 의회에 참석해 25일부터 디콤 외화 환율을 다시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2003년부터 달러당 10볼리바르로 고정되는 ‘디프로’ 환율제에 이어 2016년 디콤을 도입해 사실상 이중 환율제를 적용해 왔다. 아이사미 부통령은 구체적인 디콤 환율 등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디콤이 한창 적용되던 당시 기준인 달러당 3,345 볼리바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주요 생필품과 용역, 송금 등에는 디프로를, 이외의 품목과 외교 및 영사 업무 관련, 자국민 해외여행, 수출대금, 석유 및 가스류 판매 등에는 디콤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와의 신규 금융 거래 금지 등 경제 제재에 들어가자 9월 이후 개인과 기업에 대한 외화 매각을 미뤄 왔다.
이번 조치는 볼리바르화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으로 네 자릿수에 달하는 물가상승률과 음식을 비롯한 생필품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사미 부통령은 “중앙은행이 지난해 6~8월 원재료와 상품 구입 명목으로 3억 9000만달러 외화가 거래된 실적을 들어 올해 초 디콤의 부활을 정부에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분기 농공ㆍ유통업계 실적이 100억 볼리바르에 이를 것”으로 자신하며 “공공과 민간 영역, 송금까지 모두 아울러 운영되는 새 디콤 적용과 함께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새 디콤 적용으로 공공은행에서 24억 볼리바르, 민간 영역에서 13억 볼리바르가 외화로 현금화될 전망이다. 그간 유통 기업 우니카사 엑셀시어는 신용거래로 개인 위생 용품, 청소도구 등을 수입했고 이안 카리나 등은 원료를 구입하면서 현금 대신 가격만큼의 자원으로 물품 대금을 받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