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현 세살 터울 형 ‘그림자 조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현 세살 터울 형 ‘그림자 조력’

입력
2018.01.25 17:22
2면
0 0
정현이 24일 호주오픈 8강전에서 승리하자 형 정홍(왼쪽)씨와 어머니 김영미씨가 기뻐하고 있다. 멜버른=AFP 연합뉴스
정현이 24일 호주오픈 8강전에서 승리하자 형 정홍(왼쪽)씨와 어머니 김영미씨가 기뻐하고 있다. 멜버른=AFP 연합뉴스

24일 멜버른에서 치러진 정현(22)과 테니스 샌드그렌(27ㆍ미국)의 호주오픈 8강전 경기. 정현이 포인트를 따낼 때마다 중계 카메라가 비춘 플레이어 박스(스태프 전용석)에 정현과 꼭 닮은 까무잡잡한 청년의 긴장된 표정이 잡혔다. 경기가 정현의 승리로 끝나고 나서야 활짝 웃음지은 그는 정현의 세 살 터울 형이자 실업 테니스 선수 정홍(25ㆍ현대해상)이다.

테니스 지도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여섯 살 때 먼저 라켓을 잡은 정홍은 동생에게 있어 테니스 길잡이 같은 존재였다. 정현은 테니스를 치는 형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 처음 라켓을 잡았다. 김남훈 현대해상 감독은 “어린 시절 국내 테니스계를 호령하는 형의 모습을 보고 정현이 많이 배웠다” 라고 말했다.

라파엘 나달(32ㆍ1위ㆍ스페인)같은 왼손잡이 형과 노바크 조코비치(31ㆍ14위ㆍ세르비아)같은 오른손잡이 동생, 둘은 복식 파트너로도 제격이었다. 주니어시절인 2011년 제주국제주니어복식선수권에서 호흡을 맞춰 우승을 합작했고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나란히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정홍은 2016년 인터뷰에서 “동생과 이야기가 잘 통하고 서로 뭐가 안 되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홍(왼쪽ㆍ당시 삼일공고)-정현(당시 수원북중) 형제가 2009년 미국 테니스 유학길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정홍(왼쪽ㆍ당시 삼일공고)-정현(당시 수원북중) 형제가 2009년 미국 테니스 유학길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시니어 무대로 접어들면서 동생은 세계 무대로 뻗어나간 반면 형은 국내에 남아 실업팀에 입단했다. 1년의 대부분을 떨어져 지내는 정홍ㆍ정현 형제는 틈날 때마다 서로 응원해주는 등 애틋한 형제애를 자랑한다. 어머니 김영미(49)씨는 과거 인터뷰에서 “현이가 형이 감아주는 라켓 그립을 유난히 좋아해 한 번 만날 때마다 5, 6개 라켓 그립을 감아달라고 부탁한다”며 형제의 우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홍은 다음 달 5일 국군체육부대 입대를 앞두고 동생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 호주로 날아갔다. 큰 대회를 앞둔 동생을 위해 직접 연습파트너가 돼주기도 하는 등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린시절부터 두 선수를 봐온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형과 함께 있어서 마음이 많이 안정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