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천 부산 대구의 머리글자
유정복 인천시장 “2대도시 되겠다” 포부
인구ㆍ인프라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각종 신년 강연에서 “올해는 인천이 서울에 이어 대한민국 2대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민의 날(10월 15일) ‘서인부대’ 원년을 선포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자성어나 군 부대 이름 같은 ‘서인부대’는 서울 인천 부산 대구 4개 도시 머리글자를 딴 약자다. 순서대로, 서울에 이어 인천이 국내 2대 도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는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2016년 지역 내 총 생산(GRDP) 규모가 80조9,000억원으로, 부산(81조2,000억원)과 차이가 3,000억원에 불과하고 경제성장률(2016년 인천 3.8%, 부산 1.7%)을 감안하면 역전이 눈 앞이라는 분석이다. 지방세 규모도 올해 인천이 3조8,321억원, 부산이 3조9,249억원 규모로 엇비슷한데다 고용률, 실업률 등 일자리 지표나 도시면적 등에선 부산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인천이 대구 부산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제2의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구수 300만명으로 여전히 부산(지난해 말 347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데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인구 역전은 2030년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GRDP는 현재 전국 7개 특ㆍ광역시 중 서울과 부산에 이어 3위 수준이나 1인당 GRDP는 17개 시ㆍ도 평균(3,192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시는 여전히 전국에서 유일한 ‘재정위기 주의 단체’라는 딱지도 못 뗐다. 최근 4년간 빚 3조7,000억원을 갚았으나 여전히 산하 공사ㆍ공단을 포함한 부채가 10조원에 이른다. 대학수학능력시험 1ㆍ2등급 비율이 전국 13위 수준인데다 국립박물관은커녕 시립미술관도 없을 정도로 교육ㆍ문화 인프라도 열악하다.
시민단체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객관적인 지표와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2대 도시가 될 것’이라고 선언만 한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주기는 어렵다“며 ‘‘선거용’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중장기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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