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귀화해 사상 첫 농구 국가대표가 된 리카르토 라틀리프(29ㆍ삼성)가 태극마크를 달게 된 각오를 드러냈다.
라틀리프는 2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특별귀화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나에게 사랑이다. 꼭 메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라틀리프는 지난 22일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면접을 통과해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했다. 이날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발표된 남자 농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12명에 이름을 올리며 태극 마크도 달았다.
라틀리프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KBL(한국농구연맹)에 온 뒤 한국에서 커리어를 마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면서 2014년부터 이런(귀화)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데뷔한 라틀리프는 미국 미주리대 출신으로 이번 시즌까지 6년 연속 국내 프로농구에서 활약 중인 ‘친한파’ 용병이었다. 6시즌간 정규리그 평균 18.3점에 10.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4~15시즌과 2016~17시즌엔 외국인 선수상을 받았고, 2014~15시즌부터 2년 연속 리바운드 1위에 올랐으며 지난 시즌까지 팀을 네 번이나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다.
이제 용병이 아니라 한국인인 그는 "대표팀에서 뛸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올해는 대표팀 경기도 잘하고 코트 안과 밖에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한국 대표팀엔 젊은 선수가 많고, 이들은 슛도 잘한다"면서 "나는 수비와 공격에서 확실한 역할을 하고,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라건아'라는 한국 이름으로 개명하는 라틀리프는 "가족들이 한국 국적을 가진다고 했을 때 든든한 후원군이 돼 주었다"며 "나의 플레이 스타일에 부합하는 이름을 가지게 돼 좋다"고 흐뭇해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은 라틀리프의 합류로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소집돼 훈련한 후 2월 23일(홍콩)과 26일(뉴질랜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예선 3ㆍ4차전을 치른다. 대표팀 소집 기간인 19~26일까지 프로농구는 두 번째 휴식기를 갖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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