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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간과 가장 닮은 원숭이 복제 성공… 난치병 연구 전환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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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간과 가장 닮은 원숭이 복제 성공… 난치병 연구 전환점 기대

입력
2018.01.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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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NT 기법을 통해 복제된 새끼원숭이들. 신화망
SCNT 기법을 통해 복제된 새끼원숭이들. 신화망

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원숭이 복제에 성공했다. 인간과 유전자 배열이 유사한 영장류 복제가 가능해짐으로써 각종 난치병 치료와 연구제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는 25일 “순창(孫强) 주임이 이끄는 연구진이 체세포핵치환(SCNT) 기법으로 원숭이 2마리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SCNT는 22년 영국 연구진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 썼던 기술이지만 영장류에서 복제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24일자 국제학술지 셀(Cell)에 실렸다.

SCNT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여기에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기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100% 같은 동물을 얻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연구진은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1996년부터 SCNT 기법을 이용해 영장류 복제를 시도해왔지만 모두 실패했다. 복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CAS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숭이 복제 수정란을 만든 단계에서부터 실제 수정란과 최대한 가깝게 제작했다. 핵을 제거한 원숭이 난자에 넣을 체세포 핵을 건강한 원숭이 성체가 아니라 유산된 암컷 태아 원숭이의 피부세포에서 채취했고, 여러 화합물질을 주입해 복제 수정란이 배반포기까지 잘 발달하도록 촉진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진은 총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고, 이 가운데 79개를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나눠 착상시켰다. 그 결과 임신에 성공한 6마리의 대리모 중 2마리가 새끼를 낳았고, 새끼원숭이 2마리 모두 체세포를 제공한 태아와 유전적으로 일치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태어난 새끼원숭이들에게 중국ㆍ중국인을 뜻하는 ‘중화’(中華ㆍZhonghua)에서 한글자씩을 인용해 각각 중중(Zhongzhong)과 화화(Huahua)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달 말에는 멍멍(夢夢)이라고 이름붙여진 세번째 복제 원숭이가 태어날 예정이다.

CAS 연구진이 원숭이 복제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신화망
CAS 연구진이 원숭이 복제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신화망

연구진은 “이번 원숭이 복제 성공에 따라 연구실에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원숭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복제 원숭이를 통해 뇌신경질환이나 암과 같은 인간의 질환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CNT 기법이 재생의학에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은 물론 줄기세포 연구에서도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했다.

중국 언론들은 CAS 연구진의 이번 원숭이 복제 성공을 중국 과학기술의 쾌거라며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관련 기사가 실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수많은 네티즌들이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자신의 털을 뽑아 수많은 원숭이를 만들어내는 대목을 거론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CAS 연구진의 원숭이 복제 성공에 따라 인간 복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지만 대체로 인간 복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 많다.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로빈 러벨-배지 교수는 24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연구팀의 방법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위험해 복제인간을 태어나게 하는 방법을 구축하는 디딤돌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연구 윤리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켄트대의 대런 그리핀 교수는 “중국 연구팀의 이번 성과가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는데 유용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적 틀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AS 측은 “이번에 성공한 복제기술의 유일한 목적은 인류의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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