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머 원내대표 “장벽 비용 포함 땐 예산안 반대”
트럼프 “울먹이는 슈머, 장벽 없으면 다카도 없어”
내달 8일까지 협상 안 되면 ‘2차 셧다운’ 가능성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기능정지) 사태가 임시 예산안 처리와 함께 봉합된 지 이틀 만에 이민 문제와 관련한 여야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또다시 셧다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셧다운 사태를 초래한 핵심 쟁점이었던 미등록 이주자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ㆍ다카) 후속 대책과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둘러싸고 격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서다.
24일 미 CNN방송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다음달 8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산안에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을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장벽 비용 포함 땐 예산안 표결에 반대하겠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뜻이 워낙 분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한테서 ‘다카 부활’ 약속을 확실히 받아내지 못하고 셧다운 사흘째인 지난 22일 ‘전격 회군 결정’을 내려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슈머 원내대표는 다시 강경 모드로 돌아서 이 같은 입장을 백악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 파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대선 핵심 공약인 멕시코 장벽 건설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슈머 원내대표가 셧다운 직전(19일) 백악관 긴급 회동에서 했던 ‘장벽 비용 지원’ 약속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울먹이는 척 슈머는 그의 굴욕적 패배 이후 장벽이 없다면 다카도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우리의 훌륭한 국민들을 위해 우리는 강력한 군사력과 안전, 치안을 가져야 한다”면서 예산안의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난 22일 임시 예산안 처리와 함께 셧다운도 종료시켰다. 하지만 이 예산안은 내달 8일까지만 정부 지출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이때까지 이민법 개정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2차 셧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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