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 인터뷰

국민의 오염노출 줄이는 게 최선
중국과의 환경협력센터 올해 설치
미세먼지 실증 분석 가능해져
박원순 미세먼지 특별 명령 요청
기준보다 강화 대응에 적극 지지
정확한 법적 근거 만들어야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지방자치단체의 강화된 미세먼지 대응은 권장할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더 좋은 미세먼지 처리 방법이 생길까요?”

매일 미세먼지에 몸살을 앓는 시민들로선 중국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많게는 80%까지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을 제공하는데, 그런 중국을 향해 아무런 대응을 못하는 정부가 더 원망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미세먼지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그런 지적에 고개를 내저었다. 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런다고 미세먼지 해결 방법이 생기지 않는다“며 “그보다는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도와주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시장 특별명령으로 차량 의무 2부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김 장관은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중국과 협력강화를 언급하고 있는데 가시적 진행상황이 있나.

“중국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더 좋은 처리 방법이 생기지 않을 거다. 중요한 건 우리 국민의 오염 노출을 줄이는 것 아니겠나. 사실 베이징의 대기오염 규제는 한국보다 훨씬 강하다. 중국이 대기오염 개선 목표를 설정할 때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는 게 낫다. 중국과 가능한 빨리 환경협력센터를 만들기 위해 논의 중이며 빠르면 올 여름쯤 설치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집중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실증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 24일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양극 정상이 미세먼지 분야 협력에 대한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을 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미세먼지 오염 가운데 중국 비중에 대한 연구도 발표기관에 따라 제각각이다. 또 2015년 중국과 협약 당시 중국 자료는 예·경보에만 활용하기로 했는데.

= “일반적으로 국내 미세먼지 가운데 평상시 중국 등 해외에서 발생한 비중은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에 이른다는 수치는 나와 있다. 서로 수치가 다르거나 범위가 다양한 것은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하지 않기 때문이지 신뢰의 문제는 아니다. 또 중국 자료 공개 시점은 연구를 통해 누구나 결과에 동의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상저감조치 때 차량 2부제를 의무화하는 특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법 시행령 개정을 요구했는데.

“지자체에서 오염 기준을 완화해 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 삼지만 최소한의 기준보다 강화해 대응하는 것은 환영하고 권장할 일이다. 정확한 법적 근거를 만들어 지자체가 강화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수도권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많다.

“미세먼지 문제는 산업혁명 이후 생산·소비 방식에 따른 결과다. 하루 아침에 비상저감조치 등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는 접근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설악 케이블카 사업, 흑산도 공항 개발에 대한 입장은.

“환경부의 원칙은 보전해야 하는 지역은 우선 보전해야 한다는 거다. 국내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성공을 거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흑산도 역시 우리나라 조류 70%가 통과하는 핵심지역이다. 국립공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표지역으로 책임지고 보존할 의무가 있다.”

-주한미군기지 토양 오염 관련 진행되고 있는 조치가 있나.

“원칙은 법적으로 비밀을 보장해야 하는 것 이외에는 모든 정보를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경우 2월 중 주민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정화방안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미군 부대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건 없지만 반환 되기 전 조사할 부분은 많이 남아 있다. 조사 여부는 국방과 외교 분야에서 미국과 합의해야 할 부분이다.”

-환경범죄에 대해 그간 처벌이 미약했다는 지적이 있다.

“환경범죄에 대한 처벌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환경보다는 경제성장, 기업들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환경 범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려면 우리 사회가 먼저 성장보다는 환경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부분은.

“환경 문제는 환경부만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부처, 국민들이 함께 고려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국민들은 환경 문제에 대한 피해자지만 오염을 일으키는 가해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각자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오염 배출 저감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지속가능지표를 정비해 국가지표로 정착시키고 정책의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이 고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글·사진=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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