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ㆍ재치 넘치는 정현 인터뷰
“가는 데까지 가볼 것… 금요일에 뵐게요”
“매치포인트 잡고 왜 흔들렸냐”에
“무슨 세리머니 할까 생각하다…”
카메라엔 “정현 불타오르다” 글
당당한 목소리에 2030세대 열광
“아직 시합 안 끝났습니다. 금요일에 뵐게요!”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 스물 두 살 청년의 당당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호주오픈 4강행을 결정짓는 승리 직후, 코트 위와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정현(22ㆍ랭킹 58위)의 여유와 재치가 빛났다. 관중들은 웃음과 환호로 새로운 테니스 스타를 맞이했다.
정현은 솔직함과 재치로 좌중을 흔들었다. 정현은 경기 직후 ‘왜 마지막 게임에서 40-0으로 매치포인트를 잡고도 흔들렸나’는 질문에 “사실 무슨 세리머니를 할까 생각하다 듀스에 이어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몰렸고, 일단 공을 코트에 집어넣고 달리기에 바빴다”며 “결국 아무런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고 말해 관중들을 웃음짓게 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서는 ‘로저 페더러(37ㆍ스위스ㆍ2위)와 토마스 베르디흐(33ㆍ체코ㆍ20위) 중 누구와 4강에서 맞붙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50대 50”이라고 답한 정현에게 ‘외교관’이라는 칭호를 붙이기도 했다.
정현은 4강 진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금 전)찬 물에 들어갔다 와서 조금 춥다”는 재치 있는 대답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기도 하고,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최대한 가는 데 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경기 직후 카메라 렌즈 앞에 쓰는 ‘위닝 사인’은 당찬 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22일 노박 조코비치(31ㆍ14위ㆍ세르비아)에게 승리한 직후엔 김일순 전 감독을 향한 ‘캡틴, 보고 있나?’라는 메시지를, 24일 경기 후엔 ‘충 온 파이어(Chung on fireㆍ정현 불타오르다)!’라는 글을 썼다. 뻔하지 않으면서도 자신감과 패기를 드러내는 그의 ‘한 마디’에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2030세대는 열광했다.
‘청년’ 정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에도 뛰어나다. 8강 진출 후 정현은 자신의 SNS에 ‘아직 안 끝난 거 아시죠? 미스터 충 계속 갑니다’라고 썼다.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정현이 코트 안팎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적극적인 성격은 테니스 실력을 끌어올린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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