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VOA, 위성사진 인용 보도
軍 “내달 8일 건군절 행사” 파악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 준비 정황이 민간 위성에 의해 포착됐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전날인 2월 8일로 건군절을 바꾸고,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듯한 동향이 파악된 상황에서다.
미국 관영 방송인 미국의소리(VOA)는 북한 시간으로 23일 오전 10시16분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을 찍은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Planet)’의 사진을 인용해 열병식 준비로 추정되는 대규모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24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 사진에는 광장 한편에 주차돼 있는 차량 수백대와 광장 곳곳에서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열을 이뤄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열병식 준비는 최근 일이 아니다. 11일 오전 10시15분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에서도 병력으로 보이는 20여개의 점 형태의 무리가 광장 중심부에 도열한 모습이 식별됐는데, 30분 뒤인 10시44분 촬영된 사진에는 이들 중 일부 대열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방송은 광장에 주차된 차량들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 장소로 집결하기 시작해 지난달 말 현재 대형을 갖춘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열병식에는 항공기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VOA에 “화질이 좋은 다른 위성사진을 보니 광장 남쪽에는 항공기들도 도열해 있었다”며 “열병식 때 동원될 항공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는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한 동향과도 일치한다. 군은 미림비행장에 집결한 병력 1만3,000여명과 장비ㆍ차량 수백대가 북한 정규군인 조선인민군 창설 70주년(2월 8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그간 기념하던 4월 25일 대신 2월 8일을 인민군 창건일(건군절)로 공식 지정했다며 건군절을 기념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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