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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인기? 거품인지 아닌지 지나야 알 것 같다”(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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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인기? 거품인지 아닌지 지나야 알 것 같다”(인터뷰②)

입력
2018.01.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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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가 '1987'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김태리가 '1987'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충무로 최고의 기대주’, 배우 김태리를 부르는 말이다. 그는 지난해 영화 ‘아가씨’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신선한 마스크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박찬욱 감독(‘아가씨’)에 이어 이번 ‘1987’에서는 장준환 감독이다. 두 번째 상업영화인 ‘1987’에서도 그는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주연급으로 이름을 올리며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많은 배우들이 작업하고 싶어 하는 감독들과 연이어 호흡을 맞추고 있는 기분은 어떨까.

김태리는 “인복이 좋아서 계속 좋은 감독님 만나고 있다”라고 감사함을 전하며, 두 감독의 차이점으로 “박찬욱 감독님은 당시 마음 편하게 먹으려고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친구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작품적으로는 설계자 같다. 많은 것을 준비해놓고 재단한 대로 밟아가셨다. 장준환 감독님은 즉흥적이면서도 잠도 못 이루고 현장에서 많이 고민하시더라. 뭔가 하나를 붙잡으면 끈질기게 계속 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영화 내용도 그렇지만 열심히 진심을 다해 만든 것이 보인다”라고 답했다. 두 감독의 스타일 중 김태리에게 더 맞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는 편이다. 즉흥적인 것 약한데, 그러면 안 된다. 열린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애드리브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유해진과 삼촌-조카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유해진 선배는 장면마다가 아니라 테이크마다 새로운 연기를 하시더라. 많이 놀랐다. 나는 내 생각에 갇혀있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다. 짧은 순간에도 연기적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라며 “해진 선배의 애드리브는 방해되는 즉흥성이 아니라 더 나아지게 하는 즉흥성이다. 자신만 돋보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시나리오와 인물을 생각한다”라며 감탄했다.

또 다른 ‘즉흥 연기의 대가’ 하정우는 ‘아가씨’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김태리는 “하정우 선배는 촬영 스케줄이 아예 달라서 못 부딪쳤다. 언론시사회 때가 돼서야 봤다. 촬영장에 놀러가려고 했는데 다른 작품을 촬영하고 있어서 그 스케줄도 안 맞았다. 이건 내가 아쉬운 거다”라고 털어놨다.

평소 선배들과의 뒤풀이 등 만남도 즐기냐는 질문에 김태리는 “나도 가려고 노력한다. 즐긴다기보다는 선배들 얘기를 듣고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빨리 경험이 많아져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듣는 것도 재밌다”라고 대답했다.

김태리가 '1987'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김태리가 '1987'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또한 김태리는 임순례 감독의 작품이자 류준열, 문소리 등과 호흡을 맞춘 ‘리틀 포레스트’ 개봉도 앞두고 있다. 세 작품 연속 주연을 맡으며 데뷔 이후 탄탄대로 필모그래피를 만들고 있는 그는 “큰 영화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다만 덥석덥석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 있다. 연극할 때는 작품 끝나면 다음 작품 투입되고 자연스럽게 작품을 만났다면, 영화는 선택 받는 입장이다. 좋은 기회들을 속속들이 만나고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6월에는 tvN ‘미스터 선샤인’으로 드라마에 데뷔하기까지 한다. 역시 기존 배우들도 욕심내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김태리는 김은숙 작가, 이병헌 등과 호흡을 맞추는 소감으로 “타이밍의 문제였던 것 같다. ‘도깨비’ 때도 감사하게 제안 주셨는데 그땐 일정이 안 맞았다. 이번엔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다. 지금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병헌 선배는 아직 안 만났다. 아직 만나지 않아서 더 기대감이 크다”라고 전했다.

김태리는 앞서 데뷔작 ‘아가씨’를 통해 평범한 삶에서 대중의 눈에 익어야 하는 연예인이 된 것에 대한 괴리감을 털어놓기도 한 바 있다. 이번엔 드라마를 통해 더 많은 대중과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이번에 ‘미스터 선샤인’을 하면 ‘아가씨’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은 파도가 닥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조금 무섭다. 아직은 대중이 알아보는 것 부끄럽다”라고 이야기 했다.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한 그는 이와 같은 상황을 “허무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쉽게 좋은 시나리오와 감독님을 만나니까 민망하기도 하다. 여러 가지 길이 있는데 이 길로 들어선 것에 대해서 지금 이 수준이 맞는가 싶은 면도 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그의 행보를 지지하는 팬들 역시 많다. 일례로 김태리가 참석하는 GV는 당일 전석매진을 하는 등 신인 여자 배우 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큼의 인기를 얻고 있다. 김태리는 “‘아가씨’ 팬층이 두터워서 생기는 사랑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지나봐야지 알 것 같다. 거품인지 아닌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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