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역 민주당 인사들 개최
줄서기 오해 우려 참석 고심
기업은 “책값 부담스러울 정도”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고양에서 시장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시청 공무원들은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참석했다가 자칫 ‘후보 줄서기’라는 비판에 시달릴 것이고 마냥 외면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고양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에선 지난해 11월부터 민주당 시장출마 예정자들이 앞 다퉈 출판 기념회를 열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은 2월 3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도전에서 소명으로’란 제목의 책 출판 기념회를 연다. 박윤희 전 고양시의회 의장도 같은 날 백석동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에서 저서 ‘고양도시설계’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최 시장은 지난해 1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때도 출판기념회를 연바 있다. 김유임 경기도 의원도 오는 27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새로운 고양, 한다면 한다’란 저서를 들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앞서 김영환 도의원은 지난해 11월 18일, 이재준 도의원은 지난달 16일 각각 자신의 저서로 책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시장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이어지면서 주요 초청 대상인 시 간부 공무원들과 지역 기업들은 난처한 입장에 빠져들고 있다.
시 과장급 한 인사는 “요즘 출판기념회 초청 요청이 쇄도한다”며 “친분을 생각하면 참석해야 하지만, 괜한 정치적 오해를 받을까 봐 참석하지 않고 있는데 매번 뒤통수가 따갑다”고 토로했다.
다른 과장급 공무원도 “공무원들이 어쩔 수 없이 참석해도 현 시장한테 찍히거나 다른 후보에 줄서기 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봐 몰래 책값만 내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관내 기업인들은 “매번 내는 책값이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호소한다. 책값은 1권당 정가가 2만원 정도지만, 출판 기념회에선 이 보다 많은 금액을 내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일부에선 출판 기념회가 정치자금법에 저촉되지 않아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창구로 이용되거나 정치적 목적의 장으로 변질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후보군들은 아직까지 출판 기념회를 열지 않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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