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2년3개월 만에
동해선 육로 통해 금강산 방문
온정리 문화회관 시설 점검하고
곧바로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
통일부 “남북 상호주의에 따라”
숙식 등 체류비용 북측서 부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금강산 공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준비를 위해 파견한 남측 선발대가 23일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 지역을 둘러본 뒤 마식령스키장에 도착했다.
이주태 통일부 국장 등 12명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이날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지나 오전 10시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했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사실상 끊긴 동해선 육로가 열리는 건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우리 측 당국자가 판문점을 벗어나 북한 땅을 밟는 것도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처음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 지역에 도착한 선발대는 남북공동문화행사를 위한 시설 점검을 했다. 온정리에 있는 공연시설인 금강산문화회관이 점검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문화회관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모란봉 교예단과 북한 가수 공연이 매일 열렸던 곳이다.
금강산 방문을 마친 선발대로 곧바로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했으며,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두 종목에서의 훈련 가능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대는 또 이틀간 묵을 숙소인 마식령호텔에 남측과의 소통을 위한 직통전화도 설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가 요청해 북측이 설치한 것”이라며 “(우리 선발대가) 저녁에 (호텔에) 들어오면 통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북 이틀째인 24일엔 우리 측 인원이 항공편으로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확인 차 원산 갈마비행장을 찾을 예정이다. 당국자는 “선발대에 항공 전문가 2명이 포함됐다”며 “(갈마비행장) 운항이 가능한지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날인 25일 필요 시 금강산 지역을 한 차례 더 들러 남측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우리 측 선발대가 돌아오는 25일에는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 등 북측 사전점검단 8명이 방남해 동계올림픽 경기장과 숙소 등을 점검한다.
우리 측 선발대의 방북에 따른 체류 비용은 북측이 부담키로 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불거졌던 대북제재 위반 논란을 최소화하자는 남북 간 공감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방북 일정을 시작한 우리 측 선발대의 체류비용 문제와 관련 “상호주의에 따라 (북측이) 편의제공을 해주는 것으로 의사표현을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통상 편의제공을 한다는 것에는 숙식과 수송, 운반, 통신 등 제반 편의 시설이 포함돼 있다”며 “그동안 관례에 이런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1~22일 남측을 방문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체류비는 남측의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출됐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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