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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동안 치매 할머니 집 찾아준 친절한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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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동안 치매 할머니 집 찾아준 친절한 택시기사

입력
2018.01.23 17: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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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잃은 2000만원 찾아주고

껌 판매 수익금 양로원에 기부 등

서울시, 선행 기사 49명 표창

택시기사 권영선(56)씨는 지난해 4월 도로 한복판을 헤매는 할머니를 발견, 차를 세웠다. 권씨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어봤지만 대답하지 못했다. 할머니가 치매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권씨는 3시간 가량 차를 몰고 인근의 슈퍼마켓 등을 수소문한 끝에 할머니의 집을 찾아내 며느리에게 인도했다. 권씨는 이런 선행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아, 할머니의 아들이 사례를 하고 싶다며 소속 택시회사에 연락을 해오면서 주변에 알려졌다. 권씨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해드렸는데, 효도했다고 생각했다”며 사례를 거절했다.

서울시는 권씨와 같은 선행을 한 택시기사 49명을 선정해 박원순 시장 명의로 24일 송파구 신천동 교통회관에서 표창장을 수여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수상자는 지난 해 9월 일본인 관광객이 차에 두고 내린 217만엔(2,000만원 상당)을 서울 중부경찰서에 넘겨 주인을 찾게 해준 택시기사 김영태(54)씨도 포함됐다. 이 돈은 김씨에게 2, 3년치 수입에 해당하는 큰돈이었지만 “내 돈이 아닌데 욕심이 왜 생기겠느냐”며 당연한 일을 했다고 소회를 밝혀 주위를 숙연케 했다. 사연은 같은 달 25일 한국일보닷컴(www.hankookilbo.com)에 소개된 바 있다.

보채는 두 아이를 데리고 대전에서 서울여행을 왔던 두 아이의 어머니가 택시기사의 친절 덕택에 시내에서 버스터미널까지 무사히 이동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에 칭찬 글(사진)을 보낸 택시기사 이모씨도 수상한다. 이 글에는 이씨가 태운 택시에 탑승했던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종이 물고기가 붙어 있다.

병원에 다녀오던 할머니가 택시 안에 구토를 했는데 당황한 기색 없이 도와줘 며느리가 시에 칭찬 글을 보낸 택시기사도 있다. 택시 안에 껌 판매 통을 설치해 수익금을 양로원과 장애인 단체에 기부하고, 직접 양로원을 방문해 청소와 목욕을 도운 택시기사 봉사단도 수상자에 들어 있다.

이들 친절택시 기사는 시민들이 서울시에 전해 온 '감동 후기'와 택시회사, 다산콜센터에 접수된 칭찬 글을 토대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친절 택시기사로 선정된 이들의 택시에 인증 표식을 부착하고, 카드결제 수수료를 추가 지원 해주고 있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일부 택시기사의 불친절 때문에 다른 기사들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표창을 계기로 친절 기사들의 사기가 진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한 시민이 서울시에 보낸 친절 택시기사 칭찬 글. 서울시 제공
한 시민이 서울시에 보낸 친절 택시기사 칭찬 글.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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