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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MB 삼형제의 ‘수난’

입력
2018.01.23 17: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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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은 7남매 중 셋째 아들이다. 이상은 다스 회장이 장남이고 이상득 전 의원은 차남이다. 막내 남동생은 6ㆍ25때 사망했다. MB에게 이 전 의원은 ‘형님’ 이상으로 각별하다. 어릴 때부터 집안의 기둥이어서 경외의 대상이었고, 정계 입문 후에도 먼저 정계에 진출한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불도저라고 불렸던 MB도 이 전 의원 앞에서는 ‘햄릿’같았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 MB의 큰형 상은씨는 두 형제와는 달리 이렇다 할 재정적 기반이 없었다. 1977년 제주 서귀포시에 과수원을 매입했지만 관리비는 동생인 이 전 의원이 부담해 실소유주 의혹이 일었다. 관리비도 못 낼 정도의 형편이었던 상은씨는 85년 MB의 집안일을 도맡아 했던 처남 고 김재정씨와 도곡동 땅을 사들이고, 87년에는 함께 다스를 설립했다. 김씨는 MB가 현대건설 임원일 때 평사원으로 입사해 연을 맺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가 MB라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 MB 삼형제의 얽히고설킨 돈 관계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12년 MB 내곡동 사저 특검에서 상은씨가 당시 부지를 구입한 MB아들 시형씨에게 현금 6억원을 건네준 사실이 드러났다. 상은씨는 “집안을 개조해 만든 붙박이장에 숨겨 놨던 돈”이라고 했는데 시형씨가 “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가서 받아오라고 했다”고 진술한 걸 보면 다스 비자금일 개연성이 있다. 그해 저축은행 비리로 수사받던 이 전 의원은 비서 계좌에서 7억원이 나오자 “안방 장롱에 보관했던 돈”이라고 말해 형제 간의 현금 장롱 은닉수법이 화제에 올랐다.

▦ 이 전 의원과 상은씨의 아들 이동형 다스 부회장이 24일 나란히 검찰에 소환된다. 이 전 의원은 MB정부 때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억 원을 상납받은 혐의고, 동형씨는 다스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서다. MB 삼형제 일가가 동시에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했던 MB는 일가가 풍비박산에 처할 상황인 데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런 그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8강에 진출한 정현 선수를 응원하는 내용이다. 소문난 테니스 애호가로서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현재 자신의 처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cj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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