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을 맞아 ‘건강’이라는 하나의 가치에 집중하는 건강가치 제안 전문회사로 향후 롯데마트의 20년을 준비해 가겠다.”
취임 4주년을 맞은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가 롯데마트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다양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기존 대형마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건강이라는 가치를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시장 포화와 중국 시장 철수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롯데마트의 비장의 카드다. 김 대표는 23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Health is Everything)’는 메시지로 올 한해 고객과 소통하며 롯데마트가 ‘생활의 답’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연초부터 매장 곳곳을 바꿔나가고 있다. 우선 담배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처음 발행된 전단의 1면도 그간 대형마트의 주력상품과는 거리가 멀었던 건강식품으로 장식했다. 주로 대용량으로 판매되던 건강 기능성 식품들을 간편한 소포장 파우치로 만들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8일에는 실내 운동기구와 요가매트 등을 집중 홍보했다. 또 ‘롯데마트 쇼핑체조송’을 만들고 체조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Health is Everything’이 적힌 POP(구매시점) 광고도 매장 곳곳에 부착했다.
롯데마트의 이 같은 시도는 소득 수준 증가, 1인 가구 확산, 고령화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저가’보다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는 데 따른 것이다. 또 인터넷쇼핑몰이나 홈쇼핑 등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건강의 가치를 최우선에 둔 신선식품, 가공식품, 일상용품, ‘밀 솔루션(완성품, 반조리 제품, 요리재료 등을 포함한 간편가정식)’ 등의 상품 개발을 전략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관련 상품군 매출은 롯데마트 전체 매출의 감소세 속에서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식품의 경우 지난해 과일이 2.3%, 채소 3.3%, 축산 6.2%, 수산 6.1% 등 증가세를 보였고, 건강 관련 식품의 경우 11.2%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김 대표는 임직원의 건강도 중요시하는 사내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율좌석제와 시차출근제, 불필요한 회의와 관행적 업무 근절, 오후 6시30분 강제 소등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 자신임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중요하지 않은 일은 버리고 존중, 재미, 멀리보기를 통해 핵심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롯데마트만의 건강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ㆍ일과 삶의 균형)’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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