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빅토르 안(33ㆍ러시아ㆍ한국명 안현수)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스캔들에 연루된 것이 이유다.
러시아 타스통신을 비롯한 스포츠 매체들은 23일(한국시간) “빅토르 안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허가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실태를 폭로한 맥라렌 보고서에 빅토르 안의 이름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공개 당시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지난해 말 IOC는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러시아 스포츠 스타들에 메달 박탈이란 중징계를 부여했고 러시아 국가에 평창 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올림픽 출전 길이 막혔던 빅토르 안은 IOC가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평창에서 마지막 도전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을 불과 17일 앞두고 출전 불허를 통보 받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한 구제 역시 시간이 부족해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빅토르 안의 도핑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된다면 불명예스러운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CAS를 통해 도핑 의혹이 무혐의로 밝혀지더라도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기란 힘든 상황이다.
빅토르 안에게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고국에서 장식할 수 있었고 만약 메달 사냥을 할 경우 새로운 기록 작성도 가능했다. 빅토르 안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에 이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3관왕에 달성하며 쇼트트랙 종목 최다 올림픽 금메달(6개)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종목 최다 메달 수(8개)에서도 안톤 오노(36ㆍ미국)와 동률을 이룬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했던 빅토르 안이지만 도핑 사실 여부에 따라 지난 명예로운 기록들마저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지난 러시아 도핑 스캔들 여파로 인한 징계 사례를 비추어 보았을 때 약물 투여가 확인 된다면 징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IOC로부터 징계를 받은 러시아 선수는 크로스컨트리, 봅슬레이, 스켈레톤, 아이스하키, 스피드스케이팅, 바이애슬론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있다.
신중론을 견지하는 입장도 있다. 영국 매체 ‘인사이드 게임’은 같은 날 CAS 재판 러시아체육회 측 변호사의 발언을 빌려 “빅토르 안의 출전 불허는 예상하지 못한 정보”라면서 “우리는 중재 요청을 위해 명단을 모두 파악했으나 그의 이름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즉 사전에 빅토르 안의 이름이 도핑 리스트에 올랐다면 당연히 재판을 받도록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CAS 청문회는 보도 하루 전인 22일부터 시작했기에 빅토르 안이 구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다. 연맹 내 파벌 싸움에 휘말리며 ‘오로지 운동을 더 하고 싶다’는 이유로 러시아 귀화를 선택한 빅토르 안의 도핑 여부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E-핫스팟] '이하늬 가고 장윤주'…'겟잇뷰티' 12년 명성 이을까
'오심 최소화', 2018 러시아 월드컵서 VAR 도입될 전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