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까지 시한부 예산안 가결
트럼프 “민주당 정신차려 기쁘다”
이민 문제 강경 정책 이어갈 듯

미국 연방정부 셧 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사흘 만인 22일(현지시간) 여야 타협으로 가까스로 종료됐다. 연방정부 산하 주요 관공서 업무가 개시된 월요일 오전까지 셧 다운 사태가 이어지긴 했으나 여야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싸늘한 여론 부담을 의식해 극적 합의를 보면서 관련 피해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이민 문제 쟁점이 해소되지 않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미국 상원은 이날 다음달 8일까지 연방정부 재정을 편성하는 임시예산안을 ‘찬성 81표 대 반대 18표’로 가결시켰다. 하원도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찬성 266표 대 반대 150표’로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임시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3년 10월 이후 4년3개월 만의 정부 셧 다운은 69시간 만에 해소됐다. 이날 하루 수십만명의 연방 정부 직원이 강제 무급 휴무에 들어가긴 했으나, 셧 다운이 주말 이틀에 걸쳤던 터라 피해는 미미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전날 공화ㆍ민주 양당의 중도 성향 의원 25명이 사태 해결을 중재에 나선 가운데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다음달 8일까지 이민법 관련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이민법에 대한 상원 표결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타협의 물꼬가 트였다. 다카(DACAㆍ불법이민청년유예프로그램) 폐지로 추방 위기에 놓인, 일명 ‘드리머’ 구제를 위한 보완 입법을 요구해온 민주당은 이 같은 언급에 임시예산안 찬성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매코널 대표의 약속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나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의 협조까지 보장한 것은 아니어서 문제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백악관과 공화당 강경파는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통과를 패키지로 요구하고 있고 이민 심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간 평행선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이날 하원에서는 반대표가 150표가 나오는 등 민주당 내에서 반발 목소리도 나왔다. 양측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하면 임시 예산안이 종료되는 3주 뒤에 또 다시 셧 다운 위기가 재연될 소지가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 다운 종료를 위한 예산안이 상·하원에서 통과된 직후 성명을 내고 "의회의 민주당이 정신을 차려서 기쁘다"면서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좋을 경우에만 이민 문제에 대한 장기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언급, 민주당에 호락호락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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