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국빈초청 대상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두 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아직 구체적인 방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공식 국빈방문 초청은 이르면 금주 중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백악관은 CNN에 "지금 시점에서 아직 공식 발표할 계획은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보도 내용이 맞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빈초청을 받아 워싱턴을 방문하는 인사가 된다. 작년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100명 이상의 세계 정상과 만났으나 그중 국빈으로 초청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26년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 이후 거의 100년 만에 취임 첫해에 단 한 번도 국빈초청을 하지 않은 미국 정상이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호화로운 국빈 방문을 즐겼던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답례를 베풀 대상으로 마크롱 대통령을 고른 것은 다소 의외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강렬한 악수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고,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누구보다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관의 차이와는 별개로 두 정상 모두 기성 정치권에 속하지 않는 '이단아'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자신과 마찬가지로 틀을 깨고 직설적으로 발언하는 '혼란 유발자'(disruptor)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한 발언을 꼼꼼하게 걸러 공통의 이해 지점을 찾는 '유럽의 트럼프 통역사'라고 스스로를 여기고 있다고 그의 보좌진이 전했다. 그는 지난 주말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전통적인 정치인이 아니다. 자신이 만족시켜준 사람들에 의해 당선된 정치인"이라면서 "우리는 매우 직접적인 관계를 즐기고 있으며 매우 정기적으로 대화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미국과 마크롱의 프랑스는 독일과 영국이 국내 정치 문제에 발목이 잡힌 사이 더욱 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7월 파리 국빈방문 당시 샹젤리제 거리에서 참관한 대규모 열병식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며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이를 능가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당시 파리 방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의 영부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에게 "몸매가 무척 좋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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