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전용 아이스링크 2020년 완공
경기 수원시가 현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로 구성된 국내 첫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창단하기로 했다. 초ㆍ중ㆍ고ㆍ대학 팀은 물론 실업팀 하나 없는 국내 여자 아이스하키의 열악한 현실 속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은 평창올림픽의 평화유산”이라며 “이런 역사적 의미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창단 의사를 전달했고, 관련 부처와 협회의 공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하는 현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선수 23명 전원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올 하반기에 실업팀을 꾸린다. 시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 연간 15억원 가량의 경비도 지원한다. 창단에 필요한 초기자금 7억∼10억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도움을 일부 받기로 했다.
수원시는 선수들에게 전용 아이스링크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가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수원 영통구 하동 일원에 건설 중인 ‘수원 복합체육시설’ 내 국제규격 아이스링크(30m×61m, 관람석 1,600석)가 훈련장이 된다. 완공 전까지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팀 훈련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협의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관련 조례ㆍ규칙 개정을 마친 뒤 추가경정예산에 운영비 등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원시가 팀을 창단하더라도 당장 뛸 국내 리그는 없는 상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국내 실업팀 3개가 있는 남자 아이스하키팀이 2015년부터 한ㆍ중ㆍ일 통합리그를 하는 것처럼 여자팀도 주변 국가와의 통합리그에 참여하거나 국내 남자 중ㆍ고등학교 리그에 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8년 창단한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소집돼 단기간 훈련을 하고 출전하고 있다. 염 시장은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 뒤에도 생계를 위해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 ‘빙판의 우생순’을 꿈꾸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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