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端島ㆍ하시마)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최장섭 할아버지가 2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1943년 2월 열 다섯 어린나이에 일본에 의해 군함도로 강제로 끌려갔다. 이후 섬 안에 있는 탄광에서 3년 10개월 동안 속옷만 입은 채 하루 12시간씩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지옥 같은 삶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고향으로 생환한 고인은 병환 중에도 일본의 만행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삶을 세상에 알려왔다. 지난해 영화 ‘군함도’가 개봉했을 때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기도 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항에서 18㎞ 떨어져 있는 군함 모양의 섬으로, 1939∼1945년 일본군수 기업 미쓰비시가 군함도에서 운영했던 탄광에 조선인 800여명이 끌려가 이중 134명이 숨졌다.
평화나비대전행동은 이날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삶을 세상에 알린 최 선생님께서 생의 고통을 모두 잊으시고 편안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빈소는 충남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오는 24일이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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