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단독 후보로 확정
하나금융 회추위서 단독후보 확정… 이사회ㆍ주총 의결만 남겨
금융당국 특혜대출ㆍ채용비리 검사 결과 따라 타격 받을 수도
김정태(66)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재임 기간 실적 개선 등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하지만 불편해진 금융 당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고 노조와의 갈등도 해소해야 할지 등은 남은 숙제다.
윤종남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된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김 회장과 최범수(62) 전 한국크레딧뷰로(KCB) 대표, 김한조(62) 전 외환은행장 등 3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김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윤 위원장은 “지배구조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회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선정된 김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 확보와 그룹의 시너지 창출 및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3연임의 ‘9부 능선’을 넘은 김 회장은 추후 이사회와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면 2021년 3월까지 회장을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최종 후보로 확정된 직후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 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 운영의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의 객관성ㆍ투명성 강화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한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내실화를 약속했다.
이미 6년을 재임해 온 김 회장은 애초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승유 전 회장이 물러난 뒤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 회장은 그룹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328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려 창사 후 처음으로 ‘순이익 2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보다 7.23% 증가한 2조1,798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그러나 김 회장의 앞날에 꽃길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하나은행의 특혜 대출 의혹과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등을 검사 중인데다, 지배구조도 조만간 살펴볼 예정이다. ‘관치’ 논란이 불거지며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선 모양새이긴 하지만 검사 결과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적발되면 김 회장뿐 아니라 하나금융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010년 4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사태’로 불명예 퇴진한 적이 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2009년 KB금융 회장에 내정됐다 해외 투자 실패를 이유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검사를 받다 사퇴했다. 김 회장이 후보 확정 소감에서 “금융당국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도 3월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3연임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주주들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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