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내비 T맵 6.1버전
음성인식 20개 이상으로 늘어
운전 중 전화 받고 문자 거절
음성 빅데이터 쌓일수록 정확
‘누구’ 서비스 월 221만명 이용
운전 중 내비게이션 조작은 대형사고 위험이 있어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가 주행하며 한 손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하거나 신호대기 중 부리나케 경유지를 수정한다. 고속도로에서는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기 위해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경우도 왕왕 있다.
SK텔레콤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이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 누구(NUGU)의 도움으로 운전 중 위험한 내비게이션 조작 유혹을 완전히 없앴다. ‘T맵 누구’가 음성만으로 경유지를 추가 변경하고,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다.
SK텔레콤은 23일부터 T맵 6.1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전화 걸고 받기 ▦운행 남은 시간이나 현재 위치 확인 ▦경로 변경 ▦팟캐스트 청취 등의 서비스를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9월 누구를 T맵에 결합해 첫선을 보인 목적지 검색, 라디오 듣기, 뉴스 브리핑 등 10가지 음성인식 기능이 4개월 만에 2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운전하다 호출어인 ‘아리아’를 부른 뒤 전화할 사람을 지정하면 ‘누구’가 알아서 연결해 준다.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거절 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운전 중이니 나중에 연락하겠다’ 같이 사전에 설정한 수신 거부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전화 기능을 사용해도 T맵의 주행화면은 유지된다.
주행 중 경유지 추가는 2곳까지 음성으로 할 수 있고 경유지 삭제도 가능하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목적지 도착 예정시간 등도 지정한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내 준다.
T맵 6.1버전 업데이트는 삼성 갤럭시노트8와 LG G6 등 스마트폰 8종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애플 아이폰은 올해 상반기 중 적용 예정이다. SK텔레콤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은 “누구의 신규 기능 도입으로 T맵 사용 운전자들에게 더욱 편하고 안전한 주행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기술(IT) 업계는 T맵과 누구의 결합으로 SK텔레콤이 음성 빅데이터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계학습을 통한 음성인식은 사용자 수와 음성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정교해진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1위인 T맵은 2016년 7월 다른 통신사 고객에게도 무료로 개방돼 체구가 더욱 커졌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파악한 지난달 SK텔레콤 고객 중 T맵 사용자(MAU)는 427만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용 T맵 MAU도 327만명이나 된다. KT와 LG유플러스용 T맵은 한달 이용시간(277분)과 1인당 실행횟수(130회)도 최다를 기록했다. T맵 사용자 중 ‘누구’ 이용 비중은 현재 20% 정도다. SK텔레콤은 국내 기업 중 가장 탄탄한 음성 빅데이터 구축 기반을 갖춘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 누구 월간 MAU를 211만명이라고 밝혔다. AI 스피커만 판매한 지난해 8월 약 11만명이었으나, 소형 스피커 ‘누구 미니’와 T맵이 가세하며 20배나 많아졌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누구 월 사용자를 500만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비서 월 MAU를 공개한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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