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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최악 겨울가뭄 “먹을 물도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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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최악 겨울가뭄 “먹을 물도 모자라요”

입력
2018.01.22 19: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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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식수 운문댐 저수율 9.6%

수돗물 생산 절반 줄여도 역부족

보길도 반년 넘게 제한급수

제주 지하수 수위 14년 만에 최저

20일 오후 전남 완도군 보길도 상수원 저수지에서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보길도는 극심한 가뭄으로 열흘 단수 후 이틀 간 급수를 하는 비상상황이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전남 완도군 보길도 상수원 저수지에서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보길도는 극심한 가뭄으로 열흘 단수 후 이틀 간 급수를 하는 비상상황이다. 연합뉴스

대구와 경북 경산시 주민 88만명의 식수원인 경북 청도군 운문댐. 지난 16일 찾은 이 댐은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닥 곳곳 웅덩이에 고인 물은 꽁꽁 얼어붙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62)씨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 30년이 훨씬 넘었지만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갈라진 운문댐 바닥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로부터도 계속 이어진 가뭄. 22일 오후 운문댐 저수량은 9.7%까지 떨어졌다. 1996년 댐 준공 이후 역대 최저치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운문댐 물을 쓰는 고산정수장 수돗물 생산량을 하루 22만~24만톤에서 11만톤으로 절반으로 줄였지만 지속되는 가뭄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남부지역에 사상 최악의 겨울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 저수지는 바닥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어 농업용수는 고사하고 식수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 강수량(978.9㎜)은 평년(1,307.7㎜)의 75% 수준, 최근 3개월 기준(56.2㎜)으로는 52.4%에 머물고 있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는 지난해 가을부터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제한급수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7일부터 시작한 간헐적인 단수는 10월 10일을 기점으로 이틀 급수 후 8일 단수체제로 변경됐다. 하지만 겨울 가뭄이 지속되면서 이달 1일부터는 단수 기간이 10일로 늘었다. 섬 주민들은 단수 기간이 점차 늘면서 식수 확보가 여의치 않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고, 식당들은 오는 손님조차 받지 못할 정도다. 현재 보길도와 노화도 섬마을 주민 7,900명의 식수원인 부용저수지의 저수율은 11%대로, 지금 추세라면 한 달여 뒤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충남 서북부 8개 시ㆍ군의 상수원인 보령댐 저수율도 이날 현재 28.3%에 그치고 있고, 우리나라 최대 다우지역인 제주 역시 가뭄으로 인해 지난달 도민들의 생명수인 지하수 수위가 관측 이래 1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정부는 저수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농촌용수 개발을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8년 가뭄종합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기상청은 167개 행정구역별 가뭄 현황 정보에 더해 117개 유역별 가뭄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국토교통부는 저수율이 낮은 보령ㆍ밀양ㆍ주암ㆍ부안ㆍ합천 댐의 저수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워낙 장기간 가뭄이 이어진 탓에 남부지역 물 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전라와 경남북서내륙, 경북내륙에 1~3㎝의 눈이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태석 기상청 이상기후팀 사무관은 “향후 1, 2개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성웅 기자 ksw@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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