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분희(왼쪽), 현정화(오른쪽) 남북 단일 탁구팀/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한반도기를 단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최초 진출한 동계 올림픽 본선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며 대회를 마쳤다.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유럽이 강세를 보이던 아이스하키에서 장벽으로 여겨졌던 강호 스위스를 누르는 성과를 거뒀다. 함께 호흡을 맞춘 북한과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후 눈물을 지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짧았던 준비 기간에도 최고의 호흡을 선보인 단일팀은 전 세계가 주목한 가운데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가상 시나리오다. 개회식을 18일을 남겨둔 지난 21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6인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승인하고 최초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북한 선수 12명과 우리 선수 23명을 합쳐 엔트리 35명을 결정했다. 당초 예상됐던 5~6명보다 2배 가량이 많다.
이를 두고 마찰음도 적지 않다. 대표팀 감독은 우리 측 새러 머리(30ㆍ캐나다) 감독이 맡는다. 북한 선수 12명 중 반드시 3명은 출전해야 한다. 북한이 보낼 선수의 포지션, 명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누가 대표팀 엔트리에 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리 감독은 기억에 남는 선수로 원철순(23번), 정수현(7번), 김향미(6번), 박선영(11번), 김농금(5번) 등을 거론했다.
새러 머리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사진=연합뉴스.
북한과 우리 대표팀의 실력 차이를 두고도 마찰음도 적지 않다. 머리 감독은 “지난해 6월 단일팀 논의가 나왔을 때 코치진과 함께 북한팀 경기 영상을 돌려보면서 데려올 만한 선수가 누가 있는지 검토하긴 했다. 북한 선수 중에서 수비수 2명과 공격수 1명은 우리 대표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1∼3라인에 들어올 만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표팀에 대해 ‘메달권 밖’이라고 언급해 사과하는 물의도 빚어졌다.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 랭킹은 한국이 22위, 북한은 25위다. 북한은 구소련의 영향을 받아 1950년대 초반 아이스하키를 접했다. 전성기는 세계 랭킹 12위까지 오른 2001년 즈음이다. 그러나 강국 대열에서 당당했던 면모는 경제 사정이 열악해지면서 하락세를 탔다. 반면 한국은 상승세다. 1920~30년대 일제 강점기 하에 아이스하키를 처음 접했고 해방 직후인 1947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출범했다. 2006년 중국 장춘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개최국 중국을 꺾고 최초 동메달을 따내며 저력을 세계에 알렸고, 2009년 디비전 1로 승격했다.
임충훈 서울대 스포츠경영학 교수는 “외국인들은 북한의 핵과 남북 관계에 우리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 북한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외국인들이 올 수 있는 평화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또 하나의 감동적 순간이 기대된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이었던 현정화(49) 렛츠런탁구단 감독과 리분희(50)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의 27년 만의 상봉 가능성이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복식조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여자 단체전 9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중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함께 목에 금메달을 건 리분희와 현정화는 경기 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장면이 전파를 타 온 국민의 감동을 자아냈다. 북한의 평창 패럴림픽 출전이 결정되면서 장애인체육 실무 책임자인 리분희 서기장의 방남이 유력하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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