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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부터 최다빈ㆍ윤성빈까지...다이어트 vs 살 찌우기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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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부터 최다빈ㆍ윤성빈까지...다이어트 vs 살 찌우기 '동상이몽'

입력
2018.01.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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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최다빈./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야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피겨여왕’ 김연아(28)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식단 조절과 체중관리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체중 조절을 위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야식 금지는 기본이다. 선수들은 ‘프로’이기 때문에 매끼, 반찬 하나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김연아는 하루 식단을 두고 “조식은 한식으로 먹고 중식은 과일 또는 샐러드, 석식은 가볍게 시리얼이나 과일을 먹는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큼 다가오면서 선수들은 체중 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김연아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빛낼 기대주 최다빈(18ㆍ수리고)에게는 푸짐한 한식조차 ‘그림의 떡’이다.

피겨스케이팅은 유연성과 점프력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 종목이라 체중에 특히 민감하다. 스케이트 날의 휨이나 무딘 정도가 경기력에 영향을 줄 정도로 예민한 종목이기 때문에 체중의 0.5kg 증가 역시 용납되지 않는다.

물론 지나치게 살을 빼 문제가 된 경우도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피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율리야 리프니츠카야(20ㆍ러시아)는 체중조절에 실패, 지난해 일찌감치 은퇴했다. 그의 병명은 거식증이었다.

미국 남자 피겨스타 조니 위어(34ㆍ미국)는 과거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체중이 가져오는 결과의 차이는 크다"며 "체중이 불어난 상태로 스케이트를 타면 무릎과 발목의 모든 신경이 늘어난 몸무게에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과 달리 썰매 종목은 근육을 동반한 살 찌우기가 관건이다. 이는 과학 원리와도 관련이 깊다. 스켈레톤, 봅슬레이, 루지 등 썰매 종목은 피겨처럼 우아함을 강조하는 연기 종목이 아닌 가속도 경쟁을 하는 종목이다.

출발점인 언덕 위에서 아래 결승점까지 경사진 트랙을 내려오는 썰매 종목에선 속도가 승패를 결정한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중력과 원심력에 의한 가속도와 초반 스타트가 중요하다. 초반 밀고 나갈 때 중량이 무거우면 가속도가 쉽게 붙기 때문에 선수들은 체중이 무거운 게 대체로 유리하다. 때문에 썰매 선수들은 근육과 함께 체중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경기력 강화위원인 이세중(38) SBS 해설위원은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썰매 종목은 무거운 물체가 빨리 떨어진다는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중력을 받으면서 가속도를 더 내야 하는 종목이다”며 “다만 국제적으로 체중 제한 규정은 있다. 봅슬레이의 경우 4인승 630kg, 2인승 390kg 이다. 선수들은 규정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체중을 불리려고 한다”고 짚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의 유력 금메달 후보 윤성빈(24ㆍ강원도청)은 2012년 6월 종목에 입문한 후 가장 먼저 체중 늘리기에 들어갔다. 1년 간 하루에 8끼를 먹고, 12㎏을 찌웠다. 75㎏이었던 체중이 87㎏까지 늘었다. 단순히 지방이 불어난 것이 아니다. 그의 허벅지 둘레는 63cm로 전 세계 스켈레톤 선수 중 가장 굵은 편이지만, 서전트 점프는 약 103cm에 이른다. 이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5)이나 ‘덩크황제’ 빈스 카터(41ㆍ이상 미국)의 전성기 서전트 점프 109.3cm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달100m 달리기 기록은 11초2로 하체 근육이 부족했을 때 보다 0.3초를 앞당겼다. 따라서 초반 스피드를 내는 데 유리해졌다. 하체 근력이 강해진 그의 올 시즌 스타트 기록은 세계 1위다. 전담 영양사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전지 훈련에도 동행하는 등 철저한 식단 조절과 훈련을 병행한 결과다.

이세중 위원은 “썰매 기구는 가볍게, 선수 몸무게는 무겁게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봅슬레이의 경우 선수들은 체중 100~105kg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컨트롤 할 수 있는 근육의 질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들이 하루 세 끼 이상을 먹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영양관리, 체중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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