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배우 전태수(사진)는 지난 2007년 가수 투썸의 뮤직비디오 ‘잘 지내나요’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톱스타 하지원의 동생으로만 알려졌던 그가 처음으로 이름을 대중에게 알린 것은 2010년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었다. 극중 병조판서 하우규의 아들인 하인수 역은 전태수의 매력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오만방자한 성격을 지닌 악역을 연기하면서도 ‘밉상’이기보다는 연기 잘하는 당찬 배우라는 인상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그는 이 작품을 계기로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지닌 ‘유망주’로 평가 받기도 했다.
데뷔 때부터 줄곧 따라다녔던 ‘하지원 동생’이라는 꼬리표도 서서히 지워지기 시작했다. ‘성균관 스캔들’로 얻은 인기는 MBC 시트콤 ‘몽땅 내 사랑’으로 이어졌다. 이미지 변신을 꾀한 그는 ‘웃음기 강력한’ 에피소드들을 연일 만들어내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처럼 배우로서의 이름이 더욱 견고해지던 순간 그의 앞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11년 음주 후 택시기사 및 경찰 폭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고, 치솟던 인기는 순식간에 내리막을 탔다.
자숙의 시간을 보낸 전태수는 MBN 드라마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에서 의사 김굴주 역을 맡아 재기를 노렸지만 이전만큼의 인기를 회복하진 못했다. 이후 조연과 주연을 가리지 않고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연기를 선보였다. MBC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 동성왕이 남긴 유일한 핏줄인 진무 역을 맡았고, 이 작품에서 그는 태자의 자리에서 추락한 비운의 인물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수백향'이 성공했지만 이후 그는 중국 드라마에 출연했을 뿐 국내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소속사 해와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고인은 다양한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던 순수한 아티스트였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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